나를 알고 조율하는 ‘분노의 기술’

조회수 12364 추천수 0 2010.04.15 15:25:50


  








 







0f209d8b7017f66c858fb744f72ba189. » 나를 알고 조율하는 ‘분노의 기술’ kimyh@hani.co.kr



우리의 일상생활은 ‘관계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정, 학교, 회사 등에서 끊임없이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산다. 그 관계 속에서 우리는 울고 웃고 화를 낸다. 웃음은 만복의 근원이라고 불릴 만큼 몸에도 활력을 불어넣는다. 화는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일반적으로 화를 낸다고 하면, 화를 터뜨리는 경우만 생각한다. 그러나 심리학자들은 화를 다루는 방식에 따라 화의 모습을 다양하게 분석한다. 미국의 유명 심리치료사 비벌리 엔젤은 “어떤 사람은 화를 지혜롭게 다루며 인생을 술술 풀어가고, 어떤 사람은 화를 어리석게 다뤄 자신과 주변에 상처를 남기고 때론 자신이 화를 입는다”고 말한다. 화를 적절한 방식으로 잘 내면 오히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 화를 잘못 내면 고통에 빠지고,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관계가 절단된다. 몸과 마음의 건강이 모두 나빠지는 것이다.



나를 죽이고 살리는 화, 어떻게 다뤄야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을까?






<화 유형 자기진단>  화내는 놈·삐치는 놈·참는 놈…당신의 ‘화’는 어떤 모습?



공격형

◎ 습관적으로 화를 낸다

◎ 화가 나면 고함을 지르거나 폭력을 행사하면서 화를 푼다

◎ 화가 나면 벽이나 책상을 내리친다

◎ 화가 나면 상대방을 비난한다

◎ 화내느라 정작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수동 공격형

◎ 화가 나면 빈정거리는 태도를 취한다

◎ 협력을 하지 않음으로써 화를 푼다

◎ 한숨을 쉬는 것으로 자신이 화가 났음을 알린다

◎ 좋지 않은 소문을 퍼뜨림으로써 화를 푼다

◎ 화가 나면 말을 하지 않는다



억압형

◎ 부당한 요구에도 “아니요” 라는 말을 못한다

◎ 화를 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한다

◎ 화가 나면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다

◎ 화난 감정을 직접적으로 알리는 대신 약자에게 화풀이한다

◎ 술이나 과식, 쇼핑 등의 방법으로 화를 푼다



1)‘버럭’ 나폭발-공격형

여과없이 내뱉는형…멈춤능력 키우시길



만화에 등장하는 나폭발씨는 전형적으로 화를 폭발시키는 공격형이다. 폭발씨는 집에서는 버럭 소리를 지르고 문을 쾅 닫고 나갔다. 부하 직원이 보고서를 준비해놓지 않자 “이따위로 일을 하면 어떡해!” 하며 상대를 비난했다.



공격형의 사람들에겐 상대방의 감정이나 사정은 중요하지 않다. 왕소심 과장이 부서 사람들 앞에서 꾸중을 들었을 때 얼마나 수치심을 느낄지 폭발씨는 고려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다혈질이 많다. ‘뚜껑 열린다’ ‘뒤집힌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대개 “난 뒤끝은 없잖아”라고 말하며, 화가 나면 자신의 화를 온전히 내뱉어야만 속이 시원하다.



처방 = 공격형의 사람들을 대할 때 주변 사람들은 ‘심리적 갑옷’을 입는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그를 편하게 대할 사람은 없다. 따라서 그의 사회적 관계는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람들은 분노 수준도 높아 심장 질환이나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높다.



자신이 공격형이라면, ‘멈춤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분노 폭발은 대부분 30초 안에 이뤄진다. 이 순간을 넘기는 것이 관건이다. 멈춤 방법의 예로 ‘타임아웃’을 들 수 있다. 공격형은 일단 화가 나면 상대방에게 “미안하지만 잠깐 열 좀 식히고 올게”라고 얘기하고 자리를 뜨는 것이 좋다. 차 안이나 방, 공원같이 긴장을 풀 수 있는 장소를 찾는다.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자신이 왜 화가 나는지 생각해본다. 화의 진짜 원인이 무엇인지 정리가 됐다면 자리로 돌아간다. 상대를 공격하지 말고 자신의 기분을 전달하도록 한다.



2)‘끙끙’ 이투덜-수동 공격형

뒤끝있는 앙갚음형…관찰일지 써보시길





03a181e43e96a8e55c7562a8bc422a9a. »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은 전형적인 공격형이다. 일반적으로 화를 터뜨리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화를 터뜨릴 경우 분노와 폭력의 연관 관계가 더 강화될 뿐이다.



이투덜씨는 남편에게 화가 많이 났다. 결혼기념일과 본인의 생일을 잊은 것은 기본이고 아이들과 나들이를 가자고 남편에게 여러번 얘기했지만 매번 무시당했다. 그러나 정작 남편이 결혼기념일을 잊고 자신의 생일을 잊었을 때 남편에게 표현을 하지는 않았다. 얘기하면 분명히 “결혼기념일 잊어버릴 수도 있지, 뭘!” 하고 핀잔을 줄 게 뻔하기 때문이다. 대신 투덜씨는 ‘복수의 칼’을 갈았다.



수동 공격형의 분노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한마디로 ‘뒤끝’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 형태는 다양하다. 무능이나 바쁜 것을 가장해 상대방에게 협력하지 않을 수 있고, 상대가 싫어하는 것을 하기도 한다. 공격형처럼 솔직하지 않아서 뒤에서 앙갚음을 한다. 이들은 주로 침묵, 애정이나 관심의 철회, 험담, 고자질, 협조 거부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에게 뭐가 잘못되었느냐고 물으면 “전혀”라고 대답한다.



처방 = 자신의 화를 먼저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숨겨진 화가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화는 대개 외롭거나 슬프거나 당혹스럽거나 불편한 상황에서 비롯된다. 화의 정체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앙갚음을 하면 일시적으로 기분이 풀리고 잠시 문제를 덮어버릴 수 있지만 결국 문제는 악화한다.



자신의 분노 관찰일지를 써보는 것도 좋다. 분노 관찰일지란, 화가 난 사건에 대해 종이에 적어보는 것이다. 사건의 요지와 함께 화내기 전 어떤 스트레스 요인이 있었는지, 화가 난 당시 어떤 사안이나 사고방식이 ‘방아쇠’가 됐는지, 화를 낸 뒤 기분이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를 기록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화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고, 좀 더 건설적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3)‘참고 참고’ 왕소심-억압형

화병나는 쟁이기형…표현훈련 해보세요



왕소심 과장은 화가 나도 언제나 참고 참고 또 참는다. 전날 저녁 자료준비를 하라고 해놓고 다음날 아침에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일을 이따위로 하냐”고 자신을 비난하는 부장에게 한마디도 대꾸하지 못한다.



부장의 일방적인 힐난이 억울하고 업무과다가 불만이지만 얘기하지 않는다. 부장과 관계가 틀어지는 게 싫고, 불만을 얘기하면 부장이 자신을 무능력한 사원으로 생각할까 두려워서다.



화의 감정을 억압하는 사람들은 대개 어렸을 때 가족관계에서 화를 표현하는 것이 나쁜 것이라고 배웠을 가능성이 높다. 어렸을 때 화를 내면 크게 혼났을 것이다. 감정적·신체적 학대를 당했을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갈등이나 충돌을 피한다. 화를 내는 것은 남에게 상처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화를 내면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한다.



처방 = 억압형 사람들은 화가 나면 주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잠을 자고, 폭식을 한다. 몸져눕거나 배우자나 자녀 등 만만한 상대에게 풀기도 한다. 최근 스웨덴의 한 연구에선 직장 상사에게 화를 표현하지 않고 꾹 참은 경우 심장마비 등에 걸릴 위험이 두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에 걸린 여성들 중에서 화를 표현하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더 오래 사는 것도 밝혀졌다. 화를 참으면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화를 오래 참으면 화병에 걸린다. 특히 화병은 가부장적 문화, 권위주의적 문화 속에서 한국적 사람들에게 특별히 나타나는 병으로 분류된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가슴이 답답하고, 뒷목이 뻣뻣하고, 가슴에 돌덩어리 하나가 얹어진 느낌을 받는다.



억압형 사람들은 좀더 자기주장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분노를 표현하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화를 내면 어떤 점들이 좋은지 인식하자. 적극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나 전달법’을 활용해보자. 화가 나 말을 꺼낼 때 일단 주어를 ‘나’로 시작하는 것이다. “도대체 왜 당신은 그렇게 게을러요?”라고 말하기보다 “방이 너무 더러워 나는 기분이 안 좋아요. 당신한테 방 좀 청소해달라고 두 번이나 부탁을 했는데, 당신은 주말에도 청소를 안 했어요. 어떻게 된 거죠?”라고 말하는 것이다. 만약 직접 말하는 것이 힘들다면, 얼굴을 마주보는 대신 전화로 자기주장을 펴거나, 편지로 전달하면서 자신감을 쌓는 것도 좋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 도움말:채정호(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교수), 민성길(서울시 은평병원 원장), 문요한(더나은삶정신과 원장), <화의 심리학>(비벌리 엔젤, 용오름 펴냄), <“나 화났어”라고 말해라>(팀 머피-로리앤 호프 공저, 어프레시 펴냄) <내 감정 조절법>(송남용, 전나무숲 펴냄)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수
7 [자유글] 제때 잘 먹인 이유식, 비만·알레르기 예방 image 김미영 2010-04-20 14369
6 [자유글] `안절부절 아이 버릇’ 더 많이 안아주세요 imagefile 양선아 2010-04-20 16246
5 [자유글] 적기 교육이 중요하다 imagefile 김미영 2010-04-20 11713
4 [자유글] 나이들어 엄마되기 `걱정이 병' imagefile 양선아 2010-04-20 15369
3 [자유글] 아빠와 몸놀이, 키 쑥쑥 좌뇌 쑥쑥 imagefile 양선아 2010-04-19 13547
» 나를 알고 조율하는 ‘분노의 기술’ imagefile babytree 2010-04-15 12364
1 [요리] ‘동네부엌’서 배운 봄나들이 도시락 레시피 imagefile babytree 2010-04-15 17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