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의 절친인 아이의 미국 엄마와 저도 친구가 되었습니다.
영어로 대화하는 게 아직도 낯설고 어설프긴해도
서로 호의를 느끼고 친숙함이 생기다보니
언어가 그리 큰 장벽이 되지는 않더라구요.
그리고 그 엄마를 통해서 잠시나마 미국인들의 삶의 방식도 엿볼 수 있다는 게
저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한번은 방과 후 그 집 아이가 저희집에서 놀기로 했는데요,
그 엄마가 아이만 놓고 가도 되겠냐는 거에요.
미안해하면서 자기는 집에 가서 남편과의 데이트 준비를 하고 오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날이 금요일이었는데, 간혹 금요일은 아이들을 베이비시터에게 맡기고
남편과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한다는 거에요.
와~ 영화 속에서나 본 듯한 고급 레스토랑 같은 데에서 예쁜 옷 입고 남편과 디너를 즐기는거?
미국은 고등학생만 되어도 아르바이트를 통해 용돈을 벌 수가 있는데요,
그 엄마는 그런 일이 있을 때 동네 고등학생에게 아이들을 맡긴다고 해요.
고등학생의 경우는 한시간당 7불 정도로 가격도 괜찮다고 그러더라구요.
출처:http://www.holyfamilychurchbathurst.com/2014/03/parents-night-out-march-21st-2014/
그러고보니 베이비시터 외에도 아이들의 체조교실이나 헬스장 같은 데에서
Parents' night out이라는 공고를 자주 본적이 있어요.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6시 반부터 10시까지 아이들을 맡길 수 있고,
보통 가격은 15불~30불 선이고, 유치원 연령부터 등록을 받는다고 되어 있더라구요.
전 저걸 활용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의아해하면서 돈 아깝다 생각하고 지나쳤는데요 ^^;;
이렇게 미국부부들 중에는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을 디너를 즐기거나 영화를 보면서
부부 둘만의 오붓한 시간으로 보내고 있는 부부들도 있더라구요.
참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외국에 살다보니
마땅히 아이들을 맡길 곳도 없었고,
남편은 늘 회사일로 야근이 잦았기 때문에
남편이 귀가할 땐 보통 아이들 사이에서 저는 잠자는 게 일쑤였거든요.
더욱이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따로 남편과 데이트는 생각도 못했어요.
어쩌다 한국에 가게 되면 부모님들께 아이들을 맡기긴 해도
그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 만나느라 둘만의 시간은 꿈도 못 꾸었구요!
출처:http://sokindregistry.org/registry/1804
아~ 저는 디너까지는 아니더라도
금요일 저녁이라도 아이들 다 재워놓고
남편과 맥주 한잔, 와인 한잔 하면서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이야기도 나누고,
수고했다, 고맙다, 사랑한다^^ 달달한 말을 나누고 싶은데...
제가 "오늘 저녁 와인 한잔 어때?"
그러니 토토로네 아빠
"아니, 갑자기 왜그래? 뭐 잘못 한거 있어?"
그럽니다 --;; 무드없기는..
참 문화의 차이 큰 것 같습니다.
부부 중심의 문화로 우리도 좀 바뀌어야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