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없다

아이들이 없다 들에도 산에도
마을 놀이터에도 애들이 없다.
아이들이 어디 갔나? 쓰레기 강산 삼천리
아이들이 다 쓰레기로 묻혔나?

아이들은 죽었다 아이들은 모조리 죽어
비참한 짐승으로 되어버렸다.
흉내만 내는 동물로 되어버렸다.
소리도 못 내게 울대가 잘라지고
이빨 발톱이 다 뽑히고
우리 속에 갇혀 똥오줌을 질질 싸면서
입에 달콤살살 녹아 그냥 꿀떡 삼키면 그만인
살찌는 먹이 알 잘 낳는 먹이
무럭무럭 키 크는 먹이만 주는 대로 받아먹는
끔찍한 짐승들!

아이들을 살려내야 한다. 쇠창살에 갇힌
아이들을 풀어놓아야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 공부 숨 막히는 공부에 잠도 못 자고
폭력에 움츠리고 ‘사랑의 매에’ 쫓겨 교실에도 집에도
골목에도 거리에도 숨 쉴 하늘은 없는데
굿모닝, 티처 라이첼!
세 살짜리 아이가 깜찍한 영어 인사를 한다는
학원이야기가 신문에 나면
너도 나도 내 새끼 미국 아이 만들고 싶어 환장한
어머니들의 나라
이 나라에 사람이 있는가?
아직도 이 나라에 사람이 있다면
아이들을 살려야 한다.
그들을 가두어 놓은 쇠창살 우리를 헐어
풀어놓아 사람의 자식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아이들을 살리는 길은 오직 이것뿐!
아이들이 사라지고 쓰레기만 쌓인 강산
이 강산에 아직도 사람이 있다면
단 열사람이라도 있다면
죽어가는 나라가 다시 살아날 텐데!
아이들에게 흙을 밟게 해야 한다.
푸른 하늘을 쳐다보게 해야 한다.
풀과 나무처럼 숨 쉬게 해야 한다.
아이들을 들과 산으로, 푸른 하늘 푸른 들로 보내어
풀처럼 나무처럼 자라게 해야 한다.

 

- 이오덕선생님 유고시집에서-
 

 

베이비트리에 놀이 기사가 올라왔더라구요. 마침 이오덕 선생님의 시를 발견하여 여기에 올려봅니다. 낮에 작은도서관 개관식에 갔다가 한 분이 그러셨어요. 그 분의 큰 따님이 아직 결혼을 안하셨는데 결혼을 안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요즘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고 하면서 자신이 아이를 낳으면 자신도 다른 사람들에게 휩쓸려 아이를 그렇게 키울까 무섭다고 말이죠.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놀기로, 내 아이만이 아니라 매 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놀면서 누군가는 그 곳에서 꾸준히 놀고 있으니 시간될 때 놀러나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정하고 놀다보니 제 아이만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이 눈에 좀 더 들어오네요. 아이들의 놀이 시간, 놀이 공간 확보는 아이를 키우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네요. 지금보다 매일 30분 더 아이들에게 노는 시간을 주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위 글을 쓰면서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 아이들이 좀 더 마음껏 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함께 책읽기 프로젝트] 다음 책을 추천해봅니다.

편해문 선생님의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

이오덕 선생님, 권정생 선생님의 책을 함께 읽으면 어떨까요?

저는 이오덕 선생님의 책부터 읽으려구요.

윤영희님이 추천해주신 크리스마스 책도 같이요.

2014년 남은 기간이 바쁠 것 같아요.

 

 

시 한편을 더 소개합니다.  

 

 

 운동장                    - 권정생 -

 

아무리 다름박질 쳐도
운동장은 싫잖아 한다
오히려 더 단단하게
받쳐 준다

운동장은
우리들의 키를 크게 하고
우리들의 몸을 튼튼하게 하고
우리들의 뼈를 굵게 하고

공부에 지친 머리를
낫게 하고
우리들의 마음씨를
예쁘게 바르게 키워 준다

운동장은 우리들의 또 다른 어머니
이제껏 오빠와 언니들을 키웠고
수많은 동생들을 키워 주신
우리들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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