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트리 몇 년 드나들며 익힌 익숙한 이름, 난 엄마다 님과 윤영희 님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속닥속닥 게시판에 글을 올려봅니다. 요즘 저는 제가 가장 최근에 쓴 글에서도 소개한, 페이스북 내 '엄마 정치' 모임 페이지를 자주 방문하고 있는데요, 오늘 제가 거기 올린 글을 여기다 옮겨봅니다. 윤영희 님의 '숲 체험, 너마저' 글과 약간이나마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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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어느 동네 공터에 아이들 놀다 가라고 '생태 놀이터'를 만들었는데, 며칠 전 구청에서 불시에 나와 이 놀이터를 철거해버렸답니다. 요즘같이 아이들이 놀 시간도, 공간도, 친구도 없어 학원으로 맴맴 도는 때에, 이렇게 동네 아이들이 무시로 나와 어울려 놀 수 있는 만만한 놀이터, 얼마나 소중한가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나무 판자 등으로 엮어 오르고 내릴 수 있는 틀을 만들고, 나무 둥치로 징검다리를 만드는 등 사소하고 보잘것 없어 보이는 것들로도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도록 해 두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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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페이스북, WoonGi Min 님의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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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페이스북, 편해문 님의 포스팅)


저는 요즘 보육교사 자격증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여기는 한국에 비해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공간도, 시간도 훨씬 많지만 저렇게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 광경은 또 보기 힘들어요. 어딜 가나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 둔 플라스틱 재질의 놀이터가 동네 곳곳 있지만, 미국 문화라는 게 워낙 개인주의적이어서 그런지 모두 자기 집 뒷뜰에 따로 놀이터를 만들어 친한 친구들이나 초대해서 노는 정도지 저렇게 열린 공간에서 자연스레 섞여 노는 경우를 보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바깥에 나가 놀기 좋아하는 저희 아이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봐야 친구 찾기가 쉽지 않아요. 자전거 타고, 버스 타고 좀 멀리, 큰 공원 놀이터까지 나가야 오며가며 들르는 다른 아이들을 만날 수 있구요. 그래서 여기서도 저렇게, 공터에 각종 재활용 자재들을 이용해 열린 놀이 시설을 일시적으로나마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놀이터'라는 공간에 대해 새로이 인식하도록 하는 움직임이 소소하게나마 있고, 저 역시 그런 움직임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배다리 마을 생태놀이터' 철거 문제가 참 답답하게 다가오네요. 


게다가 이 놀이터엔 동네 길고양이들을 위해 만들어둔 공간도 있었는데, 구청에서 그것들도 다 철거해버렸다는군요. 아이들, 고양이들, 새들을 위한 공간, 생명을 위해 만들어 둔 공간들을 지켜내는 것도 모두 엄마의 몫이어야만 하는 걸까요? '엄마의 마음' '모성애'를 그렇게도 강조하고 신성시하면서, 왜 모두가 그 엄마의 마음으로 다른 존재를 보살피고 서로를 존중하며 살지는 못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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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슬
'활동가-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막연했던 그 꿈에 한발 더 가까워진 것은 운명처럼 태어난 나의 아이 덕분이다. 아이와 함께 태어난 희소질환 클리펠-트리나니 증후군(Klippel-Trenaunay Syndrome)의 약자 KT(케이티)를 필명으로 삼아 <이상한 나라의 케이티> 라는 제목의 연재글을 썼다. 새로운 연재 <아이와 함께 차린 글 밥상>은 아이책, 어른책을 번갈아 읽으며 아이와 우리 가족을 둘러싼 세계를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내 아이 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함께 잘 키워내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되는 글과 삶을 꾸려내고 싶다.
이메일 : alyse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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