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에서 화초하나 키우는 건 어떨까요?

지난주 한겨레 esc에 화초의 겨울나기 비법이 나왔네요.


물주기, 식물이 목마를 때만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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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 화초 가운데는 겨울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종류가 많이 있다. 1, 2. 장미 포인세티아 3, 7. 국화 4. 크리스마스선인장 5,10. 옥살리스 6. 시클라멘 8. 꽃양배추 9. 엘라티오르 베고니아 
오직 집에 살아 있는 생명체라고는, 그와 나뿐이다. 2년여간의 동거 기간, 그에게 물을 준 기억이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살아있다. 선인장 화분 하나,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잊고 있다, ‘아차!’ 하며 물을 적셔준다. 화초 전문가에게 “진정, 화초 킬러군요”라는 핀잔을 들었다. 이런 지경이지만, 기나긴 겨울을 함께할 초록이들을 맞이하기로 마음먹었다. 왕초보의 도전이다. ‘겨울, 시기가 좋지 않다’며 미적대다가 또 다음 겨울을 쓸쓸하게 맞이할 수 없다! 그리하여, 화초 전문가에게 다짜고짜 물었다. 겨울 식물 키우기, 어떻게 하면 되나요?

실내에서는 겨울에 더 많은 꽃 피워


Q. 아무래도 겨울에는 화사한 초록이들을 기대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시사철 푸른 화초를 데려다가 키워야 할까요? 

→ A. 겨울에도 실내에서 화사하게 꽃을 피우는 화초들이 얼마나 많은데요.(왕초보임을 고려해 주세요.) 꽃은 빛이 피워요. 겨울은 해가 낮게 떠서 햇빛이 실내 깊숙하게 들어오잖아요. 그래서 실내 화초들은 가을부터 이듬해 초여름이 되기 전까지 꽃을 많이 피운답니다. 오히려 장마철 실내에 푸른 녹음이 우거지긴 하지만, 꽃은 거의 없어요. 겨울에 피는 꽃들은 깊숙이 쨍하게 드는 햇빛을 받아 빛깔도 더 곱지요.


Q. 물은 꽃집에서 알려준 대로 주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자꾸 화초들이 죽어나가는 건 무엇 때문이죠? 

→ A. 물주기만 잘해도 90%가 성공!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게 있어요. ‘식물마다 일주일에 몇 번 줘야 한다’고들 권하잖아요. 그것 믿지 마세요. 왜냐? 집집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죠. 실내 난방을 항상 20도 이하로 유지하는 집이 있고, 30도 가까이 올려놓는 집이 있잖아요. 집안을 환기시키는 횟수도 다 저마다 다를 테고. 그러니 화초들이 목말라하는 정도도 다 다를밖에요. 정형화된 물주기 법칙 같은 건 없어요.

일단, 화분 흙이 말랐을 때 물을 주면 웬만하면 화초들 죽지 않아요. 얼마나 생명력이 강한데요. 많은 사람들이 화초 기르기에 실패하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바로, 물을 너무 자주 줘서 죽는 거예요. 식물에 맞추지 않고 자기가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물을 주죠. 화초 기르는 사람들이 “열흘이나 물을 안 줘서 불쌍해서 물을 줬다”고 하는데, 그때 식물들은 사람들 욕하면서 죽어간답니다.

물 줄 때를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꽃집에서는 대부분 ‘이 아이는 물을 좋아해요’라고 이야기하는데, 그 소리는 일단 접어두시고! 흙을 만져보세요. 큰 화분에 심은 관엽식물은 손가락 두마디를 흙 속에 집어넣어 말라 있을 때 물을 주면 됩니다. 모진 방법이지만 선인장을 비롯한 다육이들은 물이 고파서 잎이 쭈글쭈글해졌을 때 주면 된답니다. 물의 양은 화분 물구멍으로 약간 흘러나올 때까지만 주세요. 너무 많이 주면 영양분도 빠져나와요. 많이 시들어버린 화초라면 화분째 2/3 정도를 큰 물그릇에 담가 놓으세요. 잎이 싱싱해질 때 빼내시고요.


Q. 베란다에 놓고 키우면, 금세 얼지 않을까요? 냉해 입고 스러질까 걱정돼요. 예전에 베란다에 놓고 키우던 화초들을 보면 겨울이 되면 노랗게 변하던데.

 → A. 인간과 화초가 비슷한 점 한가지. 위기와 시련을 겪어야 더 단단해진다! 실내 화초도 어느 정도는 추위를 겪어봐야 꽃을 피워도 더 화려하고, 잎과 줄기가 튼튼해져요. 추운 베란다에서 겨울을 난 아이와 거실에서 계속 키운 아이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 느껴져요. 너무 겁낼 필요 없어요. 물 주기 법칙과 같은 이야기이지만, 집집마다 환경은 다르다는 전제는 염두에 두시고요.


베란다에 물이 얼 정도면 냉해를 입을 수 있어요. 제 친구 집은 북동향이라 겨울이 되면 곧장 베란다에 고인 물이 얼거든요. 이런 환경에서 화초들이 겨울을 나기는 힘들죠. 그렇지 않다면, 바깥에 두고 지내도 돼요. 저희 집은 아무리 추워도 겨울 새벽에 베란다 온도가 5도 안팎이에요. 10도 안팎이면 건강하게 겨울을 날 수 있고요. 화초를 여러개 키우는데, 그 아이들 월동 채비 온도를 어떻게 다 맞춰주겠어요. 너무 조마조마해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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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랑코에

식물에게도 적응기간은 필요해


Q. 겨울에 새로 화초를 데려오는 건, 무모한 도전일까요?

→ A. 겨울에 새로 화초를 데려오는 건, 무모한 도전일까요? > A. 완전 초보시라면, 일단 온도를 조심해야 해요. 꽃집은 습도도 충분히 높고 따뜻하잖아요. 데려가 살 집의 환경과 차이가 심하게 나죠. 이런 경우 아이들이 몸살을 앓기도 해요. 하루아침에 환경이 바뀌니, 이것 역시 사람과 비슷하네요. 일단 데려오는 도중에 냉해를 입지 않도록 비닐에 싸서 충분히 보온을 해줘야 해요. 집에 도착해서는 긴 시간 동안 추운 데 그냥 내버려두지 마세요. 처음엔 거실 같은 곳에 두고, 적응기를 거쳐 베란다에 들이세요.

그리고 초보자는 너무 비싸거나 희귀한 화초로 도전을 시작하지 말길! 저렴하고, 일반적으로 실내에서 키우기 좋은 화초가 성격도 좋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예쁘답니다. 어떤 사람들은 옆구리가 시려서, 어떤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다스리고 마음의 안정을 위해 반려식물, 애완식물로 삼겠다며 화초를 키우겠다 하죠. 그런데 그 아이들이 죽으면? 그 아이들 때문에 더 스트레스 받을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심하길.

‘나는 안 될 거야’라고 지레 겁먹고 계신가요? 그럴 필요는 없어요. 식물을 좋아한다면서 사기만 하면 죽는다고요? 진짜 그 아이를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거예요. 그저 자기만족을 위해 장식품 정도로 여기는 것일 뿐이죠. 키우기 힘든 화초와 쉬운 화초는 달리 있는 게 아니에요. 화초를 정말 좋아한다면, 그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좋아하는지도 알게 될 거예요.

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도움말·사진 제공 성금미(<산타벨라처럼 쉽게 화초 키우기> 지은이, blog.naver.com/santab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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