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부터 엄마한테 TV보면서 밥 먹는 걸 허용받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이유는 생각이 안나고,

암튼 식사 시간에는 식탁이 둘러앉아 대화하면서 밥 먹는 것이 착한(?) 거라고 배웠다.

하지만, 대학 진학 후 혼자 살게 되면서 밥 챙겨 먹는 시간에는 꼭 TV랑 함께 했다. 아님 책을 보면서 밥을 먹든지..

할 수 없었다. 혼자 밥 먹는 일이 너무 외로운 걸!!

 

결혼을 하고 식구가 생긴 다음에는 당연히 TV 같은 건 우리 식사 타임에 못 끼어들 것 같았다.

그런데 우리 남편, 길동이 부친께서는 나와는 다른 마인드를 가지고 계시다는 걸 알았다.

명절이나 행사가 있어 시댁에 가면 시어른들은 늘 TV 앞에 밥상을 켜시고 식사를 시작했다.

TV를 향해 앉았든, 등 지고 앉았든, 옆으로 앉았든. 숟가락으로 밥을 풀때 빼고는 항상 TV를 향해 있는 것이었다. 치열한 하루를 사시는 분들이라 힘들셔서 그렇겠지.. 했는데, 남편의 습관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었다.

나랑 마주보고 밥을 먹을때는 말이 없지만, TV에서 웃긴 장면이 나오면 리액선이 아주 좋다.

그것만은 도저히 양보할 수가 없어서 몇 번 이야기 했는데, 그 단순한 습관은 자기도 모르게 불쑥 불쑥 나오는 거라서 아직도 나는 불쾌하다. 어제도 그랬다. 열심히 밥을 하고, 반찬을 준비하고, 국을 끓여, 상을 차렸다. 밥 먹자는 말에 식탁으로 오면서 TV의 얼굴을 식탁 쪽으로 향하게 하고는 앉아서 숟가락으로 밥을 푸고, 반찬을 집어 먹자마자  휙 뒤돌아 뒤통수를 보이며 밥을 씹는다. 물론 리액션 굿!!이다.... 아.. 열심히 식탁을 차린 나는 정말 화딱지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한마디 또 하고 말면서 우리집 분위기는 한동안 싸해지고 말았다.

내가 참았어야 하는 걸까? 처음 하는 이야기라면 분위기 잡고 기분 나쁘지 않게 말을 했어야 옳지만, 그럴때 내가 화가 난다는 사실을 직접 눈으로 보여줘야만 할 것 같았다. --;;

다행히 남편은 그것이 예의 없는 행동이라는 것을 조금은 납득하는 것 같았고,

앞으로를 기대해보려고 한다.

 

길동이에게는 절대 이런 식사예절은 물려주고 싶지가 않다.

 

이런 나.. 너무 격한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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