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
널 배려하려고
널 배려해서
널 얼마나 생각했는데
누구보다 널 챙겼다니까
이상하다
하룻밤이 지났는데도
이건 뭐지
물음표가 남는다
내게 어떠냐고 묻지 않았다
네 상황이 이러니
이게 더 낫지 않아
상대가 만들어 놓은
나만이 있었다
내 의견은 중요치 않았다
널 얼마나 배려했는데
너 그렇게 말하면 안돼
섭섭할 수도 없는 상황
이건 뭘까
배려가 뭐지
아하
번쩍 떠오른 한마디
배려 당함
어제 난 배려를 당했다
글은 이 맛에 쓰나부다. 불편했던 마음이 좀 누그러졌다.
2년 전이었다. 아는 사람이 그러는거다.
난엄마다님 상황이 이러이러하니 바깥 일이 아니라 안 일부터 챙겨야하는 게 아니냐구.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 했던가.
수신이 되고 제가, 치국, 평천하 꼭 이런 순서로 해야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
그 당시 든 생각이다.
제가를 먼저 하는 사람도, 치국을 먼저 하는 사람도 있다.
내 안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 그 당시 내겐 쥐꼬리만한 작은 자신감이라도 쌓아야했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성취 경험이 필요했다.
마냥 꼬깃꼬깃 구겨져 저 구석에 쳐박혀 있던 자신감을 다시 펴려는 내게
왜 대개가 하는 방법으로 하지 않느냐는 투의 상대방 표현이 참 불쾌했던 기억이 있다.
어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내가 보람을 느낀다고 한 일이었는데 오히려 힘들 것 같아서, 배려하려고 하니 그만 하라고.
늦게서야 상황 파악이 되면서 혼란스러웠다. 배려라구? 모르겠다.
하루가 지났는데도 배려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면서 떠오른 단어 '배려당함', 배려를 당한거였다.
이렇게 쓰고나니 피식 웃음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진정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하다.
이럴 때 뭔가 집중할 수 있는 내 일이 있다는 게 참 다행이다.
내일도 잠이 모자라게 생겼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