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차인 김헌수(36·가명)씨 부부는 신혼 때부터 줄곧 맞벌이 생활을 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문제가 없던 부부생활은 결혼하기 전부터 알고 지내던 남편의 직장동료 ㅇ씨에 의해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평소 아내에게는 대화도 않고 무뚝뚝하던 남편이 ㅇ씨에게는 이런저런 고민을 털어놓으며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던 사실을 김씨의 부인이 알게 된 것이다. 아내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사회생활로 스트레스를 받는 남편을 이해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그 동료가 미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남편의 직무 스트레스 해결에 ㅇ씨가 큰 힘이 되어줄 것을 알면서도 아내이자 여자로서 질투가 났던 것이다. 이에 아내는 솔직한 마음을 남편에게 털어놓았고, 남편은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이후부터는 ㅇ씨와의 연락을 자제했다.
김씨처럼 한국에서 부인이나 남편보다 주변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이른바 ‘오피스 스파우즈’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듀오라이프컨설팅이 지난 10일부터 23일까지 전국 기혼남녀 320명을 대상으로 ‘오피스 스파우즈의 존재’를 조사한 결과 남성은 56.2%(72명), 여성은 31.6%(61명)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을 대상으로 오피스 스파우즈와의 하루평균 대화시간을 측정한 결과 ‘70분’으로 나타났는데 이들의 부부간 하루 평균 대화시간인 61분보다 높은 수치이다. 오피스 스파우즈와의 주요 대화내용은 회사관련이 41.1%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업무(18.8%) 취미와 관심사(11.3%) 가정사(5.3%) 순으로 나타났다.
오피스 스파우즈에 대해 ‘적정한 선만 유지한다면 무방하다’는 응답은 여성 58.5%, 남성 63.8%로 남녀간 큰 차이는 없었으나 정도와 선의 기준에 대해서는 남녀간에 큰 인식차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피스 스파우즈가 불륜(외도)에 해당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여성의 63.2%는 ‘성적 접촉이 없어도 지속적인 연락(업무 외 통화와 문자 및 메일)을 하면 외도다’라고 답한 반면, 남성 63%는 ‘성적 접촉이 있는 경우만 외도다’라고 응답했다.
69.4%의 남성은 오피스 와이프에게 성적 매력을 느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성적매력을 느끼는 여성은 29.5%로 조사됐다.
이미경 듀오라이프컨설팅 총괄팀장은 오피스 스파우즈와 관련한 불륜의 정도에 대한 남녀간 인식차이에 대해 “외국에서는 그 인식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경우 남성위주의 사회생활이 중심이 되다보니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것같다”면서 “이런 인식 차이를 서로 인정할 때 부부간 건강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선임기자/트위터 @aip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