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에 있었던 아이 유치원 졸업식에 쓸 꽃을 보러 꽃 도매상가에 들렀던 적이 있다. 점심 시간이 지났는데 보고 싶었던 꽃을 맘껏 볼 수가 없었다. 영업시간이 밤12시에서 낮 1시로 시간이 지난 것이다. '이런, 이렇게 빨리 문을 닫는구나.' 그 때 아쉬움을 만회도 하고 기분전환도 할겸 이번 주 초에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꽃 도매상가를 방문했다.
감기 기운으로 꽃향기를 잘 맡지는 못했지만 눈 앞은 화사해서 내가 꽃을 보고 있다는 걸 실감했다. 근처 다른 꽃 도매상가로 이동하면서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도 찍어주고 조화를 파는 상가에서 예쁜 꽃 배경으로 사진도 찍다보니 동화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점심 때를 훌쩍 지나 배고프다는 아이들에게 햄버거와 아이스크림으로 좋은 기분을 계속 유지시켜주며 하루를 즐겁게 보냈다. 집에와서 사온 꽃을 꽂으려고 보니 마땅한 꽃병이 없네. 집에 항상 있는 빈 페트병! 다음엔 예쁜 꽃병도 보러 다녀야겠구나. 페트병으로 꽃병을 만들어 꽃을 꽂았더니 곧 봄이 온다는게 실감났다. 집안에서 내 눈이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 흐믓했다.
집에 꽃병은 있어야겠군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