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일이. 여섯살 되더니.. 완전, 투덜이가 되었어요.
마음대로 안되면 투덜투덜, 궁시렁궁시렁..
"엄마만 화장품 바르고 나는 못 바르게 하고, 엄마만 노트북으로 일하고, 나는 노트북도 없고,
나는 핸드폰이 없어서 마음대로 재밌는것도 못보고, 내가 친구들한테 놀러오라고 했는데 놀러오지도 않고, 엄마는 매일 맛없는 것만 먹으라고 하고, 엄마는 불빛나오는 귀이개도 있고, 나는 불빛나오는 귀이개가 없고,..나는 라면먹고 싶은데 엄마는 라면도 안사주고, ......."이렇게 계속 궁시렁 댑니다..
제가 편집해서 갖다 붙인 말이 아니라, 한번 시작하면 이렇게.. 전에 담아뒀던 불만까지 쭈르르
흘러나온답니다... 아,,,,, 제 귀가 너무 아파서... 한번은 "나일아. 그렇게 계속 투덜거리면..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 불행한 사람이 되는 거야.. 감사하는 마음 좀 가져!!"하고 한마디 했더니,
나일이의 뼈있는 한마디가, 부메랑처럼 다시, 저한테 돌아더군요.
"나는 그런 말 하는 엄마가 싫어!"
순간,,,,,,, 뭐지? 뒷통수가 좀 따갑더라구요.
애한테 투덜대지 말고, 불만 좀 그만얘기하라고 했는데...
저도, 똑같이. 아이한테 아이의 불만만 이야기 했던 거에요...
그걸 깨닫자,,, 저는 급방긋 모드가 돌변해서,
"그래? 그럼 우리 이제. 좋은 말만 하고 서로 칭찬해주기 할까?" 그랬더니,
딸도.. 바로 급방긋 모드가 되어 "좋아!!" 하네요.
어쩜.......... 아이들의 감정은.... 2초만에 전환 가능한지....
그래서 제가 "나일이는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추고, 잘 웃고, 재밌게 이야기해주고, 정말 좋아! 고마워~"하고 말했죠. 그랬더니... 딸은...
"음... 엄마는........................................................................" 하면서
바로 이야길 안하네요. 넘 실망이고, 충격이었지만,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며..
"너무 많아서 뭐부터 이야기해얄지 모르겠지? 그럼 생각해봐!"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동생이 자는 시간에... 딸과 '칭찬'에 대한 글을 쓰자고 ,
스케치북을 하나씩 나눠가졌어요
저는 딸에게 아침에 한 이야길 거의 똑같이... 옮겨 적었어요.
"나일이는 노래도 잘하고, 말도 잘하고, 친구들을 참 많이 사랑해서 늘 챙겨주려하고
동생도 귀여해줘서 정말 좋아 ! 고마워" 라고... 나혼자만 너무 많이 말해주면.
왠지 내가 손해보는 느낌? 이랄까.... ㅋㅋㅋ 딸과 엄마사이에 밀당 또 나오네요..
그랬더니 딸은...
"엄마는 사랑스럽고 예뻐 그리고 너무 사랑스러 술을 잘마셔요 그리고 너무 요리를 잘해요"
세상에. 저한테 술을 잘 마신다는 칭찬을... ㅠ,ㅠ
2주전에 모유 끊고,,, 명절 때 친청가서 맥주 한병 먹었는데.. 그 모습을 본 딸이 좀.. 강한 인상을 받았나봐요.. 술 먹는 모습 딱 한번 봤는데.. 술을 잘 마신다고 썼다니...
다음엔, 아빠에 대한 '칭찬'을 쓰겠다네요... 뭐라고 할까 궁금했는데..
아빠는 너무 멋져 그리고 아빠는 사랑스럽고 멋진 일을 해요 그리고 멋져 그림도 잘그려요 말도 잘해요"
여기서 중요한 뽀인트는 '요'자에.. 'ㅇ'대신, '하트'를 넣었다는 점입니다.
뭐지,, 이런 차별대우....
아.... 또 이렇게 육아에 가끔씩 참여한 아빠한테 밀리는 것 같은 느낌..
저는.. 충격모드에서 좌절모드로. ㅠㅠ
동생에 대한 '칭찬'도 썼는데.. 다행히.. 좋은 말이 나와서.. 동생을 미워하진 않는구나 안심했네요..
역시, 동생에 대한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하트에 눈 붙여주기....
글 쓰는 시간보다 더 오래 공을 들였네요. ㅠㅠ
둘째는 기분이 좋으면 다가와서 발가락을 무는.. 별나고 요상한 특기가 있어,
나일이는 동생이 다가오면. 도망가기 바쁘답니다.
"엄마. 민석이가 무서워 죽겠어~" 하면서요...
그리고. 엄마 제발 '업빠 그물로 민석이좀 가둬~" 해요,
저보고.. 안는띠로 업으라는 뜻이네요. ㅠㅠ
다음은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썼는데....
시아버님은. 정년퇴직을 한 후에도 학생들을 가르치셨거든요..
지금은 안하시지만..
나일이는 그때 기억이 났나봐요 ^^그리고..
할머니에게는 '전주할머니 사랑해요 바느질 솜씨가 너무"까지만 썼어요~
처녀 적, 옷 만드는 일을 하셨던 할머니의 장점을 콕 찝어 써서 깜짝 놀랐어요
명절 때 나일이 한복길이를 살짝 손봐주셨거든요. ^^
그런데.. 쓰다가 "엄마. 손에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이젠 못쓰겠어. 좀 쉬었다 할래~" 하네요..
이런 '칭찬 편지 쓰기'로 동생이 낮잠 자는 시간을 알차게, 딸과 잘 보냈고,,
우리 나일이도 투덜거리려다가도 '아차! 이제 좋은 말만 하기로 했지? 미안해요 엄마!" 합니다...
아,,,,,,, 그래.. 내가 더 고맙다.. 그런데... 몇일이나 갈까...............................
아, 엄마들은... 늘, 아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최대한 '티'나지 않게, 자연스럽게 자극을 주는,,
막중한 임무를 지닌 '요원' 같아요...
그래서, 투덜거리는 아이 변화시키기 임무는 일단 석세스! 라고, 혼자 결론내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