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정말정말 좋아하는 딸은 울 때도 '엄마'가 아닌 '대디'를 부르며 웁니다. 질투가 안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얼마 전 태어난 둘째가 제 손길을 많이 필요해하는 지금으로서는 순순히 아빠 손 잡고 자러 가는 딸이 고맙기도 하답니다.
이런 딸을 가끔 놀리느라 저는 일부러 딸 앞에서 남편을 꼭 안아주며 '아빠는 엄마꺼야' 하며 몇 걸음씩 뒷걸음질칩니다. 그럼 딸은 '아냐, 아빠는 리아꺼야' 하며 아빠를 안고 부비고 온갖 애정표현을 하죠. 그러면 남편은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딸 앞에서 곤란해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평소와 같이 '아빤 엄마꺼야' 장난을 쳤는데 갑자기 '어, 그럼 리아는 새로운 아빠를 찾아야겠다' 하면서 돌아서는 겁니다. 순간 남편도 저도 흠짓! '새로운 아빠가 어디있을까, 어, 아무도 없네' 하며 온 집안을 돌아다니는 딸이 귀엽기도 하고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안되겠다 싶어 제가 '아빤 엄마 남편이야, 그치만 리아 아빠야' 했더니만 제 앞으로 냉큼 오더니 '엄마 아빠는 할아버지잖아. 그러니까 아빠는 리아꺼야. (자꾸 그렇게 말도 안되는 소리 하면) 엄마 아빠(할아버지)도 리아꺼 한다!' 하며 저를 위협하는겁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딸 논리에 제가 당하고 있더라구요.
언제 이렇게 큰 걸까요. 벌써부터 이리 밀리니 좀 더 크면 저 어떻게 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