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90일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진이맘입니다.
임신 기간동안 베이비트리 보면서 출산, 육아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없앨 수 있었답니다. 저도 앞으로 이어질 기나긴(!) 육아에 입문하여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우리 진이는 오늘로 막 90일이 되었는데, 요즘 들어 너~무 얌전하게 잘 자네요. 신생아 때 집에 처음에 왔을때는 잘때 어찌나 끙끙 앓는 소리를 내던지! 그런데 어제는 밤 9시부터 쭉 자다가 새벽 3시반에 젖 한번 먹고, 또 새벽 6시 반까지 자다가 젖한번 먹고, 아침 9시가 된 지금도 계속 자고 있어요, 세상에!
천사처럼 곤히 잠들어 있는 우리 진이
그런데 이게 왠일인지요. 진이가 잘 자니 제가 잠이 안 옵니다.
저는 지금 새벽 3시반부터 일어나 잠이 안와서 베이비 트리 와 있습니다.
다른 엄마들은 밤에 잠 푹 자는게 소원이라던데, 전 왜 잠이 안올까요? 한마디로 저는 배부른 투정 하고 앉아 있는 거죠!
이전에는 진이가 밤에 자주 몸부림치다 울며 깨고, 트림 시키다 보면 깨고, 다시 재울려면 꽤나 오래 안고 있어야 했는데요. 언제부터인가 밤에 길게 쭉 자기 시작하네요. 참 잘된 일인데, 한편으로 허탈하고 서운한 마음이 드는건 왜인지. 지금까지는 부부 침대 옆에 바닥에 요 깔아놓고 진이를 재웠는데, 이제 저희 남편이 진이는 방 빼야 한다네요. (참고로 저희 남편은 프랑스인이랍니다)
그러고 보니, 출산하던 그날에도 비슷한 적이 있었네요.
아기 낳은 그 날, 제가 한밤중에 병실에서 갑자기 막 울었거든요. 저는 열달동안 배가 불러 있었는데 그 배가 어느순간 사라지고 없으니, 엄청난 상실감에 허탈한 마음이 몰려 왔었어요. 그때 아기는 신생아실에 가서 따로 있었거든요. 지난번에 최형주님이 쓰신 '젖이야기'에서 젖 떼는 과정을 겪으면서 "아이가 한 단계 성장한다는 건 부모로부터 떨어지는 것의 연속이다"라고 했었는데, 정말 실감나네요.
앞으로 아이가 커가면 커갈수록 더욱 복잡미묘한 감정을 겪겠지요. 아이가 잘 커줘서 대견하고, 뿌듯하고, 고맙고, 그러면서도 엄마로서 아쉽고, 서운하기도 하겠지요. 그래서 더더욱 매순간을 이렇게 기록해 놔야 겠다는 마음이 커집니다. 아이는 이렇게나 금방 크니깐요.
어제도, 오늘도 아기 재울려고 고군분투하는 엄마아빠들, 몸은 고달파도 그 순간을 즐겁게 여기시길! 아이가 언제까지나 잘때 엄마를 필요로 하는건 아니더라구요.
(무슨 아이 몇은 키워본 사람처럼 말하고 있네요. 그나저나 이렇게 우리 진이 잘잔다고 동네방네 소문 내놨는데, 이러다가 내일부터 안자면 어떡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