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녀,
두살터울의 남동생이 태어났을 때의 상실감과 차별을
네 다섯살 되던 나이부터 어렴풋하게 느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영향이 있었는지 몰라도 친구들 자식이나 조카들에게도 첫째에게 더욱 집중하게 된다.
뭐, 동변상련이라고 내가 너의 기분 다 안다~~~ 쯤.이라고나 할까?
어쨌거나 다른 일 같았으면 씨알도 안 먹혔을 이야기를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건...
바로 이제 곧 첫째가 될 석이 때문이다.
오는 13일에 둘째 수술날짜를 픽스시켜놓고
그날만 목 빠져라 기다리고 있는데
토요일에 시어머님이 수술 날짜 옮기라고 남편에게 강력하게 말씀하셨단다.
여자아인데 팔자가 드세다고 했다나??
드센게 어때서.. 이 모진 세상 풍파 잘 헤쳐나가겠구만... 해서 단칼에 거절.
어제 어머님에 이어 오늘은 아버님이 전화해서 남편을 설득하기 시작.
서서히 분노 게이지가 올라간다.
석이 때도 어머님 말씀 듣는다고 남편이 수술동의 안 해줘
친정엄마 울고 불고, 산모 아기 모두 죽일거냐는 의사 쌤 불호령에 겨우 수술했는데
이번에는 일주일을 늦추란다.
경산 39주면 진통이 충분히 올 수도 있는 시기..
서운했다. 내 건강에는 배려없음에...
그런데 지금 나는 날짜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왜냐... 둘째가 보통이 아니라 석이가 많이 치인단다.
남편이 시누이들에게 치이는 편이라 그런 말에 멈칫하게 된다.
재미로 보던 사주에 내가 갇힐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일부러 날짜 생각 안하고 잡은 일정인데...
첫째 언급에 망설이게 된다..
이게 또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