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넘기(20150902)
지난 주 토요일에 현충길과 현충원을 다녀오고 집으로 오는 길에 3단지 아파트에서 놀게 되었다. 3단지 아파트 놀이터는 지난 겨울에 공사를 오래 하더니 바닥과 놀이기구가 라바디자인으로 새롭게 바뀌었다. 라바를 보자마자 우리 아이들은 그 놀이터에서 꼭 놀아야 된다며 놀이터로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옮겨졌다. 놀이터에 가니 작년에 준환이와 같은 반이였던 여자친구와 그 동생 2명이 놀고 있었다. 물론 엄마도 나와 계셨다. 그네도 타고 라바로 새로 바뀐 미끄럼틀에서 오르락 내리락 놀았다. 마침 그 여자 친구가 줄넘기를 2개나 갖고 나와서 예흔이가 줄넘기를 보며 하고 싶어해서 빌려서 줄넘기를 연습했다.
금요일에 예흔이 유치원 친구가 줄넘기를 10개 이상 한 것을 보고는 예흔이도 한번 정도 뛰어보았고, 줄넘기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내년에 학교에 간다고 생각하니 모아뛰기 정도는 10개 이상 해야 된다고 여겼던 나도 줄넘기를 언제 가르쳐야 하나,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을 하는 즈음 이였다.
놀이터에서 만난 친구도 동생이 예흔이와 같이 7살인데, 이번 여름방학에 동네태권도 학원에서 방학특강으로 줄넘기를 배웠다며 10개 이상 한다고 엄마가 얘기를 했다. 태권도학원에 가서 줄넘기를 배운 준환이 때문인지 나도 막연하게 예흔이도 태권도에 보내야 하나, 예흔이는 태권도 다니기 싫어하는데 어쩌지? 그사이 머릿속에서 이생각저생각이 막 소용돌이쳤다.
예흔이는 그런 내 얼굴을 보면서 줄넘기를 계속 시도했다. 하나 정도는 가볍게 뛸 수 있었고,(하나정도는 가볍게 뛸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작년에 이웃만들기 놀이터사업에서 꼬마야 긴줄넘기를 여러 번 해서 뛰는 느낌을 익혀서 그런 듯싶다) 그날 2시간을 놀이터에 있었는데, 급기야 3개까지 하게 되었다. 예흔이는 자신도 신기하고 좋아서 줄넘기 자신감이 넘쳐났으며, 그날 저녁 밥은 참으로 맛나게 먹었으며, 항상 먹는 게 어려워서 우리가족 중에서 꼴찌로 먹었는데, 나랑 거의 비슷하게 먹어서 결국엔 8시가 넘었는데, 다시 놀이터에 나가 줄넘기 연습을 했다. 그렇게 하고 싶어서 자신감 있게 연습하고, 또 하고 또 하니, 주일 날 예배끝나고 놀이터에서 집 앞 경비실에서, 계속 연습을 하니 10개, 20개, 30개, 목요일에는 68개를 했다.
내년에 학교에 간다고 줄넘기를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했던 2주 만에 학원 방학특강에 보내지 않았는데 고민이 해결되었다. 엄마인 나는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나가서 뛰는 거 봐주고, 웃어주고, 감탄해주고, 숫자를 세어줬을 뿐인데, 자신감 있게, 재밌게 줄넘기를 하는 모습이 기특했다.
무엇인가를 익히고 배울 때,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것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즐기니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난 6월 달부터 탔던 인라인도 그렇고 줄넘기도 그랬다. 예흔이가 물어본다. 엄마는 몇 살 때 몇 번 뛰었어? 잘 생각도 나지 않지만 7살은 아니였고, 학교가서도 나중에 줄넘기를 한 거 같다. 엄마보다 잘하니 기분이 좋은 가 보다.
예흔이가 줄넘기를 가지고 뛰니, 나도 아이들과 인라인을 탄 거처럼, 줄넘기를 뛰어보았다. 줄넘기를 자주 안 해서 몸이 무겁고 머리도 아파서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아이들 가까이서 나도 하면서, 인라인 타는 모습을 지켜보고 줄넘기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아이들 크는 모습을 보니 나도 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