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토토로네 미국집>이야기를 들려주시고 계신 pororo0308님이 연락을 주셨답니다.

방학동안 한국에 들렀다가 도쿄에 볼 일이 있어 오신다고.. 

미국에 살고 계신 베이비트리 멤버를 한국도 아닌, 일본에서 만나게 되다니?!

반가운 러브콜에 아이들 시댁에 맡기고, 드디어 그저께 도쿄에서 만남을 가졌답니다!




도쿄 시부야 근처에 있는 어린이전문서점 <크레용하우스>에서 약속을 했는데
처음 만났다는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이야기가 술술 ~
5시간 가까이 쉴 새 없이 수다를 떨었답니다.

 

이곳은 서점 뿐 아니라 유기농 식당도 있어, 그곳에서 현미밥과 갖가지 채소 반찬들로 이루어진

부페식으로 점심을 먹으며 한국어로 수다를...

한국어로 이렇게까지 깊이있는 대화를 나눌 기회는 외국 살면서 참 힘들답니다.

한국에 사는 친구들에게 외국어로 의사소통하는 게 힘들지 않냐는 말을 자주 듣는데,

사실은 같은 모국어를 쓰면서도 진정한 의사소통이 잘 안될 때가 가장 씁쓸&쓸쓸하지요.


pororo0308님이(이젠 이름이 익숙해졌는데, 이렇게 아이디로 부르려니 좀 어색하네요;;^^)

얼마전에 올려주신 글, 미국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무척 공감하던

참이었는데,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어 좋았어요.


한국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공부만 하고

미국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마음편히 놀면서 지내는 것은 아닌것 같다

고 쓰셨는데, 정말 그렇답니다. 저도 일본의 아날로그적인 육아나 교육방식에 대해 이렇다저렇다 글을 쓰긴 하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여기에 산다고 해도 한국과 다름없는 교육, 혹은 한국에 돌아갔을 때를 대비해 더 철저하게 조기교육에 투자하는 분들이 많으시니까,

어느 나라에 사니까 이러이러하다 보다는 결국,

부모의 생각이나 교육철학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봐요.


외국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다른 교육과 문화환경이라 만족하는 점과 또 그와는 반대로

정체성의 문제나 부모로서의 과제가 늘 이중부담이 되는 것들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기회라

반가웠어요.

요즘 또 미국에서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시는 케이티님과

또 한참 소식이 뜸하신 네덜란드의 <꽃보다 에미>님이 어떻게 지내시는지 궁금하단

얘기도 나눴네요. 일본, 미국, 유럽 뿐 아니라 더 많은 곳에서 육아로 분투중이신 한국인 엄마들의

이야기를 베이비트리에서 만날 수 있음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왔구요.

또 도쿄에 계신 lotus님께도 연락을 하고 싶었는데, 아이들이 방학이라 저도 경황이 없었고

lotus님도 둘째가 아직 어리고 얼마전부터 일을 시작했다고 들어서 바쁠텐데 연락하기가

미안해서 그냥 넘어갔네요.

일본은 요즘 매일같이 35도 36도 사이를 오가는 무더위 속에서 엄마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답니다.

무더위에 모두들 아이들과 건강하게 여름 나길 바랄께요.


해외 육아파(?)^^로서 공감을 나눌 수 있었던 것과 동시에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걸 느낀 하루였어요.

30대와 40대 엄마가 서로 나누고 배울 수 있는 게 참 많다는 것.

감성 천재라는 '라디'의 음악을 저는 참 좋아하는데, 그의 인터뷰에 이런 말이 있었답니다.


"10대는 20대를 동경하고

20대는 30대를 동경한다.

아직 스스로 도달하지 못한 나이의 성숙한 감성에 대한 동경이

세대마다 있는 것 같아요."


20대까진 그래도 30대의 안정과 성숙함을 동경하기도 하겠지만

30대가 40대의 삶을 동경하기도 할..까?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동경할 수 있는 성숙한 선배 세대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라디는 나이 든 후에

힘을 많이 빼고, 헐렁헐렁해진 음악, 여백이 많은 음악에 대해 가장 고민한다고 했는데

저도 공감해요. 핵심을 잃지않고도, 헐렁헐렁해진 육아, 아이들이 마음껏 들어와 숨쉴 수 있는

여백을 만드는 육아를 40대 마지막까지 열심히 해 보고 싶어요.


누군가와 만나 나의 이야기를 하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생각들이 많이 정리되는 신기한 경험을 이번에도 하게 되어 뿌듯했습니다.

오프라인의 첫 만남, 먼저 손 내미는 일, 쉽지만은 않은데

이렇게 제안해주셔서 고맙구요.

아이들과 건강하게 미국의 일상으로 돌아가시길 바라구요,

<토토로네 미국집> 알콩달콩 육아이야기의 컴백을 쏜꼽아 기다릴께요!

모두모두 건강한 여름 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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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희
배낭여행 중에 일본인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 지금은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도쿄 근교의 작은 주택에서 살고 있다. 서둘러 완성하는 삶보다 천천히, 제대로 즐기며 배우는 아날로그적인 삶과 육아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무료로 밥을 먹는 일본의 ‘어린이식당’ 활동가로 일하며 저서로는 <아날로그로 꽃피운 슬로육아><마을육아>(공저) 가 있다.
이메일 : lindgren70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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