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지나 어린이집에서 다니기 시작할 즈음.
개똥이의 손톱 물어 뜯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작년 가을.
네살 개똥이의 손톱 물어 뜯기는 극에 달했고,
몇 개월 동안 한번도 손톱깎을 필요가 없었고,
급기야 피부까지 망가져 피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베이비트리 상담실에도 문의 해 보았으나,
씨언한 해법은 얻지 못했습니다.
다만, 양선아 기자님의 과거 기사를 통해
'일하는 엄마라서의 문제는 아니다'는 위안을 얻었더랬습니다.
같이 일하는 워킹맘들에게 자문을 구하니,
"네일 샵에 가라"는 처방이 나왔습니다.
남자아이어도, 아직 네살이어도 효과는 있을거라면서요.
딱히 다른 방벋도 없었기에 어느 토요일 개똥이를 데리고
집 근처 네일샵을 찾았습니다.
처음엔 너무 어린아이라며 거절하려 하였으나,
제가 잽싸게 개똥이 등뒤에서 바디 랭귀지와 입모양으로
'아이가 손톱을 너무 뜯어서요'라고 호소(?)했고,
다행히 그녀는 알아들었고, 기다리라 했습니다.
개똥이는 사탕 하나 얻어 먹고,
차례를 기다리며, 신중하게 '핑크색'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진지하게 손톱을 맡겼습니다.
"손톱을 잘 길러 와야 다음에 더 이쁘게 해준다"는 말을
그녀와 제가 번갈아 가면서 했고,
녀석은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습니다.
주말 동안 손톱을 핑크색으로 단장한 개똥이가 월요일 어린이집에 등원했을때
주변 특히, 같은반 핑크공주 여자친구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네요.
턱택에 손톱 뜯기를 멈추는가 했더니,
윗입술을 빠는 습관이 새로 생겨 한숨 짓게 하기도 했지만,
요새는 손톱도 양호하고, 입술도 정상화 되었습니다.
아직도 손톱 한두개를 조금 물어 뜯기도 하지만,
나머지 손가락은 안전합니다.
매주는 아니지만, 토요일이면 개똥이와 설레이는 마음으로 네일샵을 찾고 있답니다. : )
- 처음 핑크색을 고른 개똥이
- 두번째. 보라색과 주황색을 고른 개똥이
- 파란색, 주황색, 보라색 3가지 색상을 고른 다섯 살 개똥이.
강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