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목표는 열매가 아니다. 열매를 맺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고, 잘 살다 보니 열매가 달렸을 뿐이다. 삶 또한 그렇다. 무엇이 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고, 잘 살다 보니 어떤 성취를 이루는 것뿐이다.
"어제는 history, 내일은 mistery, 오늘은 present!" 영화 <쿵푸팬더>에 나오는 명대사다. 현재는 그 자체로 선물이라는 뜻이다. 생로병사의 전 과정이 선물이지만, 청춘은 그 중에서도 최고의 선물이다. 이 선물을 만끽하려면 무엇보다 주술에서 벗어나라! 꿈을 가져야 한다는, 혹은 꿈을 이루어야 한다는.
-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130~131쪽에서-
작년 12월 만 4년이라는 공백을 벗어나 처음으로 돈을 버는 일을 했다. 2주간의 짧은 시간 강사. 그 일을 하기위해 오랜만에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도 써보았다. 일을 하고 아이들을 챙기고. 일하시면서 '책 읽는 부모'도 함께 하셨던 분들이 대단해보였다. 사실 짧은 기간 일을 했지만 부끄럽게도 12월 한 달 동안 제대로 읽은 책이 한 권도 없었다. 연말에 아팠던 맘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다시 책을 펼칠 기운이 생겼고 읽기 위해 빌려놓았던 조만간 반납해야하는 고미숙 선생님의 책을 펼치게 되었다. 위 글은 그 중 한 부분이다. 선생님 글을 읽으면 내 삶에 다시 생기가 돋는 듯하다. 작년에 베이비트리를 통해 읽었던 육아서도 좋지만 이 책을 여러분께 조용히 권해드리고 싶다. 동아일보에 연재되었던 글을 엮은 거라 읽기는 쉬우면서도 알맹이는 꽉찬 글을 읽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보면서 작년 한 해 나의 독서를 정리해보았다. 사실 작년 10월로 그 전부터 시작한 '4년동안 150권 책읽기' 첫 시도기간이 종료되었다. 목표에 30권이 모자라 성공하진 못했다. 그래서 작년 10월부터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아래는 작년 한 해 읽은 책들이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칼필레머
버리고 사는 연습 - 코이케 류노스케
우리는 잘 하고 있는 것일까 - 송은주
고추장 작은 단지를 보내니 - 연암 박지원
삶과 문명의 눈부신 비전, 열하일기 - 고미숙
두 개의 별 두 개의 지도 - 고미숙
역사 속에서 걸어나온 사람들 - 나카지마 아츠시
대한민국사1~4권 -한홍구
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 - 고미숙
의자놀이 - 공지영
오늘 만드는 내일의 학교 - 리처드 거버
미생1~9권 - 윤태호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 - 조선미
스티브 잡스 - 월터 아이작슨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 - 서천석
나무에게 배운다 - 시니오카 쓰네카즈
나 그만할래 - 스티브 스티븐슨, 엘리스그레이
철인 - 다니엘 김
자녀를 위인으로 키우려면 나쁜 엄마가 되어라 -남은숙, 윤옥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특강 역사의 한복판에서 길을 묻다 -한홍구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를 위해 투표하는가 -토마스 프랭크
Who am I 인문학 강의에서 최진석 교수님의 강의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배우는 것에만 머무르지 말고 표현을 하라고 하셨다. 다행히 책을 읽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내 생각을 함께 쓸 수 있었던 '책읽는부모'가 있었기에, 베이비트리가 그 자리를 마련해주었기에 읽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쓰기도 병행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만들어진 자리가 아니더라도 나 스스로 그런 자리를 만들어가야겠다. 새해에도 꾸준히 읽고 쓰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몇 년 동안 나의 책읽기 유형을 살펴보니 상반기에 책읽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는데 어쩌다보니 가을에 읽은 책들이 한 해 책읽기의 반을 차지했다. 늘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생활의 균형감을 잃지 않도록 해야겠다. 작년에 계획했던 기사쓰기는 올해로 넘어왔고 그와 함께 올해는 책을 낭독하는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계획도 생겼다. 나의 책읽기는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지금, 여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