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으로 이사와 살면서,

집이 사람의 감성이나 상상력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걸 자주 느끼게 되는데요.

요즘 저희집 아이들과 재밌게 즐기고 있는 그림책 하나, 소개해 볼께요.

 

한국어 제목으로는 <100층짜리 집>으로 알려졌을라나?

유명한 일본 그림책 작가 중의 한 사람이 쓴 책인데, 속편으로 <지하 100층짜리 집>도 있답니다.

지상 100층, 지하 100층까지 이어지는 여러 동물들의 집 구경이 볼거리인데

각 동물들의 생태와 상상력이 잘 조화된 게 재밌답니다. 예를 들면 박쥐네 집은 뭐든지 거꾸로

달려있는데 화장실도 천장에 붙어있어 아이들이 재밌어하더군요.

이 그림책 작가는 딸과 그림 육아를 즐기며 그 이야기를 책으로도 펴냈는데,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근무하던 시절, 그 근처에 공터를 발견하고 여기에 집을 지으면 참 좋겠다..

해서 직접 설계도 하며 자신의 가족이 살 집을 짓게 됐는데

그런 경험이 <100층짜리 집> 그림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 되지않았나.. 싶었어요.

숨은 그림찾기처럼, 그림 하나하나를 찬찬히 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나일맘 님, 집 계획하시는데 영감을 얻으실지도 모르니 참고해보세요.

그리고 나일이 연령대에 이 그림책이 딱 맞을 거예요.

 

그리고 저보다는 한국에 계신 분들이 더 잘 아실지도 모르겠는데,

김은주의 <1cm>, <1cm+>

*일 더하기 일은 과로.

*어른 안에 덜 자란 아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세월의 속도가 어떤 두려움을 극복하는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등등

 

짧은 글인데도 참 좋더군요.

글 내용뿐 아니라, 책 자체를 사람들이 즐기고 좋아할 수 있도록 꼼꼼히 만들었다는데

종이책 중독인 저로서는 그 말에 무척 공감했어요. 한번 읽고 치울 책이 아니라

책꽂이에 꽂힌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와 기쁨을 느낄 수 있을만큼

책은 소박하더라도 아름다웠으면 해요.

 

<100층짜리 집> 작가의 어린시절 얘길 잠깐 해볼께요.

어느날, 어머니가 "이제 더 이상 장난감은 안 사줄거야!"하면서

공작 도구가 가득한 상자 하나를 내놓으셨다네요. 갖고 싶은 장난감이 있으면 이제 스스로

만들어서 놀라는 뜻으로요. 그 뒤로 이리저리 스스로 만들어보고 부모님도 함께 만들기를

도와주시거나, 필요한 재료를 얘기하면 함께 사러가서 고르고 하면서 무척 즐거웠다구요.

어릴 때, 너무 내성적이어서 이지메도 겪고 그랬다는데, 그래도 이 작가는

일본의 대표적인 유아프로그램의 오프닝 애니메이션을 맡을 정도로 유명해져 있어요.

 

세상살이가 어렵고 험하다 해도 아직 이렇게 좋은 책을 쓰고 그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무척 행복한 일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어떤 부모와 함께 어린시절을 지내왔는지,

또 자신의 아이들과 어떻게 살고있는지 들여다보면 느끼게 되는 게 많은 것 같아요.

바깥에서 느끼는 가을이 너무 좋지요?

아이들과 좋은 시간 많이 가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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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희
배낭여행 중에 일본인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 지금은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도쿄 근교의 작은 주택에서 살고 있다. 서둘러 완성하는 삶보다 천천히, 제대로 즐기며 배우는 아날로그적인 삶과 육아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무료로 밥을 먹는 일본의 ‘어린이식당’ 활동가로 일하며 저서로는 <아날로그로 꽃피운 슬로육아><마을육아>(공저) 가 있다.
이메일 : lindgren70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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