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초저녁에 뒤늦은 낮잠을 자고 일어난 개똥이는 밤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주말 빡쉰 일정을 소화하느라 지친 저는 일찌감치 잠이 청했고 (이런 경우 거의 없습니다)
녀석은 엄마를 건드리지 않고 베개를 들고 아빠에게로 갔습니다.
개똥이 : “아빠, 잠이 오지 않아요. 옛날 얘기 해 주세요”
개똥부 : “옛날 얘기? 그럼, 아빠 어렸을 때 얘기 해 줄까?
개똥이 : “네! 좋아요”
개똥부 : “옛날에 할머니랑 할아버지랑 고모 5명을 낳으시고 아빠를 낳으셨어”
개똥이 : “우와~ 그렇게나 많이요?”
개똥부 : “그리고 아빠를 낳으시고, 다시 삼촌을 낳으셨지”
개똥이 : “삼촌이 아니고, 동생이죠!!!”
개똥부 : “아빠한테는 동생이고, 개똥이 한테는 삼촌이지. 아무튼 그래서 아홉 식구가 된 거야”
개똥이 : “근데, 아빠! 그 얘기는 내일 해 주시고요, 지금은 악어 이야기 해 주세요”
월요일 아침에 남편과 식사를 하면서 그 얘기를 듣는데,
어찌나 웃기던지요.
이사 후.
귀가 시간이 더 늦어진 부모 덕택에 개똥이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서
아빠 출근길에 등원하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지만,
제법 잘 지냅니다.
녀석도 옛 생각이 나는지 “4층(전에 살던 집)에 가고 싶다. 나 4층 좋아 하는데”
하며 징징 거릴때도 있지만, 무럭 무럭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 어린이집 하원길에 까불이 개똥이.
강모씨.
추신. <책읽는부모>에서 처음으로 제외 되니, 정기적으로 오는 책도 없고 (당연히!) 영~ 허전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