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금융자산관리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기혼자의 경우 5월에는 다른 달보다 평균 90~100만원 정도 추가 지출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어린이날 아이들 20만원, 어버이날 양가 부모님께 40~50만원, 스승의날 선생님 선물로 30만원쯤 지출한다고 하는데요. 미혼자의 경우에도 다른 달보다 20~30만원쯤 더 지출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쌍둥이네는 이번 5월에
아이들 어린이날 선물로 네발 자전거 및 보호장비 일체를 사주었고(40),
어버이날 양가 부모님 네분께 각각 용돈을 드리고(40)
양가 가족이 모여 식사를 했습니다.(25)
스승의 날 유치원 선물로는 간단한 화장품과 커피를 준비했어요.(5)
합쳐보니 총 110만원을 평소보다 추가로 지출했습니다.
경조비에 대해 갑작스레 언급하게 된건
얼마전 시댁에 방문하는 길에 은행에 들러 현금을 인출했더니
땡글이가 저에게 했던 말 때문입니다.
엄마 : |
엄마 은행에 금방 다녀올테니까 아빠랑 차에서 기다리고 있어~ |
땡글이 : |
엄마! 은행에 왜 갔다 왔어? |
엄마 : |
으응~ 돈 찾으려고, 할아버지, 할머니 선물이거든 |
땡글이 : |
(굉장히 슬픈 목소리로) 엄마는 왜 맨날 선물을 돈으로만 해? 할머니 할아버지가 좋아하는걸로 줘야지~~~!! |
엄마 : |
어? 어... 그래! 그럼 다음부터는 땡글이가 선물 골라 |
땡글이 : |
응! 다음부터 내가 멋진걸로 고를게 |
대화는 대략 이런 내용 이었어요.
생신, 어버이날, 명절의 선물을 한결같이 돈으로 대체하는 엄마 아빠의 게으름을
땡글이가 예리하게 꿰뚫어본거죠.
편리하긴 하지만 성의부족의 문제점을 꼬집기도 한거구요.
다섯살짜리의 발언치고는 심오해서
가정의 달이라는 이벤트와 같이 기억하고 있었어요.
결혼 10년차
실용성을 중시하는 저는 가정의달 및 생신 등에 굳이 선물로 무엇을 살지 고민하지 않습니다.
2~3년 전부터는 명절에도 선물 대신 추가 용돈을 드리는 것으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매달 양가에 생활비조의 용돈을 드리고 있기 때문에 가정의 달 및 생신, 명절이 있는 달에는 경조비로 추가 지출이 많아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가정의 달인 5월의 경우 어린이날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저희가 드리는 만큼 양가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쌍둥이를 챙겨주시고 있습니다. 고모나 외삼촌은 말할 것도 없구요.
워낙 까탈스럽고 실용적인 것을 좋아하는 저의 성격을 잘 아시는 친정엄마는 일찌감치부터 쌍둥이의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등 년간 3회에 걸쳐 거꾸로 저에게, 아니 쌍둥이에게 용돈을 주십니다. 제 남동생이자 외삼촌도 마찬가지 이구요. 쌍둥이는 태어난 이래 받은 용돈을 은행에 차곡차곡 모아두고 있어요. 물론 본인들은 모르는 돈이죠. 쌍둥이가 학교에 들어갈때쯤 예쁜 가구들을 사줄 예정이랍니다.
자녀들이 드리는 용돈을 당신만을 위해 쓰시라고 드려도 결국 생활비와 합쳐져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기는 하지만 그래도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사서 쌓아두는 것보다 돈으로 필요한 것을 직접 구입하시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만...
나중에 제가 저희 부모님의 나이가 되어
자식이 선물대신 주는 용돈을 받고
서운하게 느끼게 될까요?
선물이란 주는이의 정성(성의), 받는이의 필요성(기쁨)이 잘 조합되어야 주고 받는 기쁨이 배가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조합이 잘 이루어지려면 선물의 가격이 용돈보다 훨씬 초과하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게다가 요즈음은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책이나 문구용품 심지어 어린아이들의 장난감조차 너무 넘쳐나는 세상에 살고 있지 않나요?
삶이 너무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가... 생활용품들을 쟁여놓고 살 뿐만 아니라 정리해야한다는 스트레스까지 짊어지고 사는 저이지만 선물이라는 이름으로까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소유하게 되는 것보다는 생활비와 섞여 흐지부지 되더라도 돈이 낫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선물 아이템을 생각하고 쇼핑하고 받는이의 행복한 얼굴을 상상하기에는 쌍둥이 육아와 회사일에 쫒겨 늘 바빴던 워킹맘스러운 발상이니 너무 성의없다 매도하지 말아주세요.
경조비에 관한한 편하게, 스트레스 받지 않는 방향에서 기꺼운 마음으로 지출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양가 부모님은 늘 챙겨드리려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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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으로 집에 있는 요즈음
문화센터에서 재봉틀을 배우면서 남는 천, 조각천을 활용해 리본 만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섯살 딸이 엄마가 만들어주는 것은 뭐든지 좋아해주기도 해서 즐겁게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들다보니 욕심이 생겨 이런 저런 재료를 구입하고 만들어진 수량을 방글이가 소화하기엔 너무 많아 딸을 가진 친구, 이웃들에게 나누어줍니다.
재료비와 만드는 시간을 따져보면 결국 사서 주는 것보다 못할 수도 있는데 즐겁게 만들고 나누어주는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선물을 고르는 것이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그렇지 선물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