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가 코앞에 닥친 요즘.

집안 전체가 총체적 난국입니다.

결혼 12년동안 쌓인 짐정리에 두 아이의 삶에 필요했고 앞으로도 필요한 물건들.

새집에 필요한 물건들. 이웃에 나눠주거나 처분해야 할 물건들...

그 사이에 학교와 유치원 행사를 오가고 시청과 동사무소, 우체국, 은행 볼일들...

 

그 바쁜 와중에 네 식구가

차례대로 감기를 앓는 사태가 발생.

목이 콱 잠기고 몸살상태인 채로

열이 나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전전.. 하다

집에 겨우 돌아오니, 큰아이가 열이 나 양호실에 누워있다는 담임선생님 전화가..

맡길 곳이 없어 아픈 작은 아이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학교까지 큰아이 마중을 가, 또 다시 병원으로 직행..

약까지 받고 집으로 돌아오니, 머리가 빙글빙글 몸은 녹아없어질 듯..

 

휴.. 나도 마음놓고 감기 한번 제대로 앓아봤으면..

이제 겨우겨우 다들 나아 정신차리고 나니, 하다 만 짐정리가 다시 눈에 들어오네요.

 

이렇게 어수선한 때에도 엄마 마음을 위로해주는 건

역시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었어요.

작은 아이랑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오는 길.

아파트 뒷마당에 노오란 민들레가 너무 소담스럽게 피어있었습니다

 

"와... 엄마!  이 안에 봄이 들어있어요!!"

 

이삿짐과 3월의 추운 날씨와 감기와 씨름하며 보낸 힘든 시간들을

한방에 녹여준 아이의 한 마디였네요.

그래,, 우리 몸 속에도 봄이 들어있겠지..? 

조금만 더 힘내 얼른 4월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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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희
배낭여행 중에 일본인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 지금은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도쿄 근교의 작은 주택에서 살고 있다. 서둘러 완성하는 삶보다 천천히, 제대로 즐기며 배우는 아날로그적인 삶과 육아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무료로 밥을 먹는 일본의 ‘어린이식당’ 활동가로 일하며 저서로는 <아날로그로 꽃피운 슬로육아><마을육아>(공저) 가 있다.
이메일 : lindgren70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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