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처음 3~4년 동안 나란히 살았던 옆집 사람은
어쩌다 마주쳐도 인사조차 제대로 나눌 수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요즘 아파트 이웃이었습니다.
그러다 지금의 옆집을 만났습니다.
저 보다 먼저 그네들과 마주쳤던 남편은
"참 좋은 이웃이 이사온 것 같아. 가족 모두가 인사를 어찌나 반갑게 하는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가족이 단체로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이웃은 과연 어떤 사람들인지.
2010년 늦가을.
개똥이 생후 7개월 무렵 처음으로 여행을 떠날 때.
주차장에서 처음 마주친 옆집 가족은 정말 남편의 말대로 모두가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당시 4세 가은이였습니다.
남편의 독촉에도 불구하고,
주변머리 없는 저는 개똥이를 데리고 옆집에 놀러 가고,
옆집 모녀를 우리집에 초대하기까지는 한참이 걸렸습니다.
그게 왜 그렇게 어려웠던지요.
지금 생각하면 후회 막심입니다.
2011년 봄.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을 앞두고 있을 무렵에는
유치원생이 된 가은이가 10개월 된 개똥이에게 이유식을 먹여 주며,
“누나가 먹여주니까 더 맛있지?” 하기도 했습니다.
2012년 봄.
개똥이가 아빠와 어린이집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서면
옆집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개똥이와 가은이는 “개똥아~~~”, “누나~~~” 하며
목이 터져라 서로를 애타게 부르는 날이 많았답니다. ^^"
그리고 언제부터 인가 개똥이를 어린이집에서 하원시킨 친정엄마께서 이런 문자를 보내셨습니다.
‘개똥이 가은이네 집에 놀러 갔다’
보호자 없이 옆집에 놀러 가는 세살짜리가 개똥이 말고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놀러갈 수 있는 옆집이 고맙고 또 고마웠습니다.
- 2012년 여름. 옆집에 놀러가 그림 그리는 개똥이
- 저녁 먹고 옆집가서 또 먹는 개똥이와 다정한 누나 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