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성공기?

자유글 조회수 3774 추천수 0 2014.03.05 02:00:40

먼저, 윤영희님께서 취업 관련 글을 올려주셨는데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힘을 내시라는 의미에서 이 글을 올립니다.

 

3월 새학기 시작으로 많이들 바쁘시죠?

저는 바빠요ㅜ.ㅜ 오랜만에 일을 하니 쓸데없는 열정까지 생겨서 시간외 근무를 스스로 할 지경이랍니다. 이 늦은 시간까지 관련 사이트를 찾아가며, SNS를 수시로 확인하고...... 이런게 일중독인거죠?

 

저는 둘째를 출산하기 전에 조산기가 있어 잘 다니던 학원일을 아예 그만두었답니다. 그리고 어언 만 4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어요. 첫째 때 산후조리부터 육아를 돌봐주셨던 시어머니께서 아이 둘은 무리라고 하셨고 제 생각에도 제가 키우는게 낫겠다 생각했어요. 그와 함께 경력단절이 된 셈이죠. 학원 일을 했으니 아이들 키우면서 과외나 공부방을 해볼까 생각도 할 수 있었을텐데 그 쪽으로는 별로 마음이 안 가더라구요. 제작년부터 일을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였어요. 가까이 사는 친구가 여성인력개발센터에 '브라보마이라이프'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추천을 해주어 저도 신청을 했어요. 무료로 진행되는데다가 9:30~ 1:30까지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아이들 챙기기에도 지장이 없었거든요. 게다가 간식까지 제공해주시고. 복지의 혜택을 누린거죠. 이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다시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애니어그램을 같이 해보고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거죠. 함께 수업을 들었던 분들은 3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다양했어요.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서로 으싸으싸 다시 할 수 있다는 용기도 얻었지요. 함께 수업을 들었던 분들과는 지금도 SNS로 연락을 하고 있어요.

 

일주일 프로그램이 끝나고 바로 일을 구하려고 뛰어다니진 않았어요. 어떤 일을 할까? 저의 초점은 아직 손이 많이 가는 두 아이를 챙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구하고 싶었거든요. 10월, 11월에는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취업 박람회가 광화문과 코엑스에서 있었는데 그곳에도 다녀왔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뭐가 있을까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지요. 여성인력개발센터가 여성의 취업을 도와주는 곳이라 그곳에서도 제게 맞는 일자리가 나오면 수시로 연락을 주셨어요. 혼자 막연히 알아보는 게 아니라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 좀 더 든든하더라구요.

 

그러던 중에 구청홈페이지에서 '아동복지교사' 모집 공고를 보았어요. 주말 시간을 할애해가며 이력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해 등기우편으로 접수를 마쳤지요. 이 서류를 제출할 즈음 제가 주로 들르던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서울시과학전시관' 시간 강사를 구한다는 글이 올라왔더라구요. 2주간만 하는 단기 일이라 지원한 일과 기간도 겹치지 않고, 이왕 써놓은 이력서랑 자기소개서도 있겠다 조금만 손을 보면 될 것 같았어요. 후다닥 수정을 하고 필요한 사진이랑 자격증 사본을 스캔해서 메일로 보내기까지. 휴우 그 일주일은 참 바빴던 걸로 기억나요. 처음 이력서를 냈던 '아동복지교사'는 서류를 제출한 모든 분들에게 면접의 기회를 주셨던 것 같아요. '면접보러오세요'란 문자를 받은 것 만으로도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하지만 그 기쁨만큼 면접 준비도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의욕만 앞섰던거 있죠. 아동복지교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고 갔어야했는데 사전 면접 준비가 꽝! 다행히 이 면접이 있던 전날 과학관에서 먼저 연락이 왔어요. 출근할 수 있냐고. 아동복지교사 면접을 보는 당일 과학관에 들러 다음주부터 할 일이 무엇인지 설명을 듣고 아동복지교사 면접을 보러갔었죠. 면접을 보고 나오면서 좋은 경험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합격통보를 받을 때까지 제대로 준비를 해야한다는 걸 알았기에. 

 

그래도 제겐 2주간이나마, 4년간의 공백을 깨고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뻤어요. 게다가 천체망원경으로 태양을 관찰하는 일이라니 이런 좋은 기회가 어디 있느냐 싶었죠. 둘째는 다니는 선교원에 정규수업시간 외로 한 두 시간 더 맡기고 첫째는 수업 끝나고 학교 도서관이나 학원으로 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아참, 아침 시간이 참 바쁘더라구요. 제 근무시간이 9:00~ 15:00까지. 게다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제겐 딱 맞는 일이었죠. 사실 저를 뽑아주신 주무관님께서 지원자 중에 집이 제일 가까웠다고 하셨어요. 여기서 일했던 2주간은 매일 시간을 어떻게 써야할지 체크해가며 지냈어요. 그 기간동안 책은 엄두도 못냈죠. 일 하시면서, 아이들 키우시면서, 틈틈히 책 보시는 분들 정말 대단하세요.

 

그렇게 첫째아이 방학식 전 주까지 일을 하고나니 뭔가 새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첫 단추를 끼운 느낌이 들었어요. 시간 강사 일이 끝나고 아이들 방학 기간엔 저두 쉬었어요. 쉬면서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구청, 워크넷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락날락 했답니다. 작년에 돌아다녔던 시간제 일자리 박람회에서는 제가 원하는 시간에, 제 능력에 맞는 일자리가 없다고 판단했거든요. 그렇게 수시로 체크하던 와중에 '우리동네보육반장' 모집 공고를 서울시홈페이지에서 보았어요. 딱 보고 "이거다!" 싶었어요. 사실 작년 12월에서 올 1월까지 학교 기간제 교사와 정교사 모집이 엄청 많았는데 아이를 키우는 동안 준비를 해둔게 없어 지원을 하지 못했답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걸 가슴 깊히 느꼈어요. 

 

보육반장을 지원하기 위해 다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고 육아종합지원센터에 직접 찾아가 서류를 제출했어요. 서류를 받아보셨던 분이 이 정도 경력으로는 안될 것 같다는 표정을 지으시는 것 같아 면접 기회도 없는 게 아닐까 내심 걱정했었죠. '그래, 이것도 경험이야. 안되면 또 이력서 써야지.' 했는데 면접 오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깔끔하게, 오랜만에 치마정장을 차려입고, 화장을 하고, 그 보다 면접 전에 보육반장이 어떤 일을 하는지, 내가 왜 보육반장이 되어야하는지 등 면접 질문 답변도 나름 준비하여 면접 시간 30분 일찍 면접 장소에 도착, 예상 질문에 답을 해가며 면접을 기다렸으니 한달 만에 많이 발전한거죠. 이렇게 하는게 기본인데 말이죠.

 

면접 질문에 떨리는 목소리로 최선을 다해 답을 하고 다른 분들의 말씀을 들었어요. 저와 여섯분, 모두 일곱명이 한 조에서 면접을 보았는데 제가 두번째 순서였어요. 아동복지교사 면접을 볼 때와 달리 다른 분들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더라구요. '그래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란 생각을 했어요. 바로 경청이었죠. 다른 분들 말씀을 들으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더라구요. 면접관께서 마지막에 질문이 있으면 하셔도 좋다고 하여 제가 질문을 했어요. 면접 진행 상황을 보니 안될지도 모르겠구나 싶어 궁금한 거 여쭤나보자 했던거죠. 보육반장일이 작년부터 시작된 일이라 그런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여러 공공 기관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시민들에게 전달이 제대로 안되는 것 같다고. 지금 돌아보니 질문이라기보다 안타까웠던 부분을 말한 정도네요. 그렇게 면접이 끝나고 면접장을 나올 때는 합격하기 힘들겠구나 싶어 속상하더라구요. 합격 문자는 면접 당일이나 그 다음날까지 준다하셨어요. 마음도 싱숭생숭하여 면접 본 오후에 아이들과 아는 엄마네 집으로 처들어가다시피 하여 오랜만에 수다를 떨었답니다. 저녁 시간이 다되어 그 집을 나섰는데 '합격하셨습니다'라는 문자가 두번 연속 날아왔어요. "아싸! 엄마 합격했대!"라고 아이들 앞에서 기뻐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2월에 교육을 받고 이번주가 3주차에 접어듭니다.

우리동네 보육반장은 육아맘들에게 필요한 육아정보를 제공하고 상담을 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베이비트리'앱도 제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답니다. 영유아를 어떻게 키우는지 실질적인 것들을 다시 접할 수 있거든요. 

 

다시 한번 "넌 할 수 있어!"라고 외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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