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교실 공사 관계로 입학일이 늦어졌어요.
그저께 입학식을 하고 어제 첫 등원을 했지요.
첫째에게는 제일 형님반이 되어 처음 등원하는 날,
둘째에게는 태어나 처음 엄마와 떨어져 유치원에 가는 날,
엄마는 2012년 이후 처음 혼자 있게 되는 날,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날이었어요.
첫째는 익숙한 유치원이니 신이 나서 후다닥 들어가고
둘째는 용기내어 들어갔다가 눈물범벅이 되어 엄마를 외치며 뛰쳐나왔어요.
자신있다고 말은 했지만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지는거라 무서웠나봐요.
제가 달래주고 간 이후에도 많이 울어서 형님반에 있던 첫째가 여러번 출동해서 달래주었다고 해요. 출동하느라 많이 못 놀아서 아쉬웠지만 잘 달래주었다고 하는데 아고.. 그 마음이 참 예뻐서 쓰다듬어주고, 엄마랑 떨어져서 무서웠을텐데 그래도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둘째도 꼭 안아주었어요. 오늘은 다행히 웃으며 잘 들어갔어요.
9시부터 1시까지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을 다 보내고 혼자 있으니 짧지만은 않은 시간이네요.
평소에는 첫째 보내놓고 둘째랑 잠깐 놀고 장 보고 설거지나 대충하고 점심 먹으면 끝이었는데
아침에 지인과 커피 한잔 하고나서 빨래 두 판 하고 씻고 설거지랑 청소하고 밥도 먹었는데 시간이 남아요.
애들이 하도 떠들어서 못 들었던 라디오 들으며 집안일 하는데
멘트가 너무 잘 들려서 어색한 기분이 들고요 ㅎㅎ
잠투정 심했던 첫째가 밤낮으로 울고 밤에 한시간씩 깨기를 1년을 했을 때도
누워서는 절대 낮잠 안 자던 둘째를 종일 업고 있을 때도
이런 날이 오기는 할까 싶었는데 지나고보니 시간은 휘리릭 흘러가있고
아이들은 이만큼이나 커 있네요.
씩씩하게 등원 잘 하는 아이들이 참 대견하고,
저는 '내일 자유시간에는 또 뭘 할까?' 생각에 두근두근 즐거운 3월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