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도착 하자마자 남편에게 건넸습니다.
“이건 당신이 읽을 책이야”
남편은 예상 보다 순순히 받아 들였습니다.
그러나 한동안 책은 그 자리에 새 책 상태를 유지 하며 있었습니다.
“책 읽고 후기 올려야 한다”는 독촉에 남편은
돋보기를 맞추고 제게 청구 했습니다.
이제 남편은 책을 읽기 위해서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미 그런 나이가 되었는데, 인정하지 않다가 이 책을 계기로 받아 들인 거죠.
그래도 남편의 진도는 나가지 않았고,
제가 읽을 책이 떨어진 참에 며칠 읽었습니다.
개똥부 : “내 책 못 봤어?”
개똥모 : “그걸 이제 아셨어? 내 가방에 있지” 하며 다시 돌려 주었습니다.
하여 책에는 두 장의 포스트잇이 붙었습니다. 앞에는 제 꺼, 뒤에는 남편 꺼.
남편에게 이 책에 대한 요약을 요구 했더니
“뻔한 거야. 장난감 사 주지 말고 아빠가 놀아
줘라”
“그걸 모르나? 못하는 거지” 하면서도
남편은 스스로 “’집에서는 스맛폰 안보기’ 이거
라도 해야지”라며 살짝 폰을 멀리 두기 시작 했습니다.
뭐, 돋보기까지 구입 해서 읽기 시작한 책이니 언젠가는 끝을 보겠지요.
토요일 개똥이랑 놀이터에 갔다가 인상적인 아빠 두 명을 봤습니다.
한 아빠는 4세 정도된 딸 아이와 모래 놀이터에 퍼 질러 앉아 있었습니다.
딱히 아이에 대해서 참견 하거나 간섭하는 일 없이 그냥 그렇게 지켜 보고 있었습니다.
2시간 넘게 그랬던 듯 합니다.
개똥이가 은근슬쩍 끼어들어 비누방울기계를 빌려 달라고 해도 빌려 주고,
모래놀이 도구도 빌려 주고 … 그랬습니다.
다른 아빠는 7세 정도된 아들과 나왔습니다.
아들은 혼자 다른 쪽 모래 놀이터에서 앉아 놀기 시작했고,
아빠는 벤치에 자리를 잡고 이어폰을 끼고 동영상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빠는 사실 걸어 올 때부터 그런 모습 이었습니다.
벤치 주변이 좀 어수선하자 그 아빠는 자리를 옮겼습니다.
아이에게는 말도 없이.
그러자 놀이를 하던 아이가 깜짝 놀라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아빠의 모습을 찾았습니다.
살짝 상대적으로 보이는 아빠 둘을 보면서 저를 돌아 보았습니다.
저는 아이를 두고 동영상을 보지는 않지만,
아이랑 같이 모래 놀이터에 앉아 있지도 않았습니다. 흠흠
멋진 아빠를 보며 흐뭇했고, 동영상을 보는 아빠는 안타까웠습니다.
세상에 멋진 아빠들이 더 많아 지기를 바래 봅니다.
강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