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담음- 흙범벅

가족 조회수 9170 추천수 0 2012.05.15 01:01:03

낮잠자기 전까지 전날 제대로 잠을 못 이룬탓에 트집이 난 민준이다. 일주일 내내 늦게 오던 그이가 오늘은 낮잠이 깬 시간에 이미 퇴근해 집에 와 있었다. 현,준,민이와 달콤한 낮잠을 자는데 인기척이 나 내심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가슴이 쿵 했다. 낮잠 자기 전에 창문은 다 닫았건만 누구지 도련님인가하며 마음을 달래며 거실로 나가보니 그이가 환한 얼굴로 손 인사를 건넸다. 그러고는 바로 밭으로 출근한다. 사실 오늘 이천으로 그릇 몇개 장만하러 가고 싶었는데.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창문 열어 "여보 오늘은 좀 쉬지~~~~"했더니 안방서 자던 현,준이가 벌떡 일어나 "아빠 내가 도와주러갈게~~"라며 옷가지를 주섬주섬 챙겼다. 늘 엄마 손을 빌러 옷을 입던 준이가 너무나도 능숙하게 바지며 양말을 신고 벌써 장화까지 신었다.

하지만 이 애미도 만만치 않는 사람이니 다시 불러 실컷 놀고 와서 뭐하냐 했더니 씻어야한다기에 무엇이 필요하냐 다시 되물었다. 답하는 동시에 속옷이며 수건을 각각이 잘도 챙겨 쇼파위에 나란히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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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비오던 날 찬바람까지 불던 날 실컷 놀고부터 콧물을 흘리더니 오늘은 완전 줄줄이다. 흐르는 콧물 옷으로 닦아가며 노는 준이다. 저녁 준비하다 파 뽑으로 잠시 나갔더니 이리 즐겁게 놀고 있었다. 갓난 아이 젖 먹이고 내 몸 추린다고 집 안에만 있으니 꼴이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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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화 장만한 덕에 물웅덩이도 끄덕없다. 온 농장을 이리 저리 돌아 다니며 노니 천만 다행이다. 우리가 이곳으로 이사왔다는것만으로도 나도 행복하다. 아파트 놀이터를 매일 전전긍긍 돌아다니며 놀았던 우리라 여기는 천국이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곳으로는 적격이다. 어린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꼽으라면 당연 도서관 옆인 우리 아파트도 좋은 조건이였다. 하지만 이곳은 더 많은 것을 누리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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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자연이 있어 좋다. 봄이라 노오란 민들레 꽃 따다가 소꼽놀이도 한다. 앉은뱅이 꽃 제비꽃도 지천이다. 할미꽃도 다소곳하게 마당 여기 저기에 활짝 피었다. 진달래까지 올해는 활짝 피었다. 우리가 이사왔을때는 거의 죽어있었던 나무가지였는데 그래서 베어버릴까 몇번을 생각했던 나무였는데 가지치기 몇번 했더니 살아난 모양이였다. 사람이나 꽃이나 다 사람 손길이 필요한 법이다. 요즘 손길이 워낙 부족한탓에 집안 살림은 사실상 기계들이 도맡아하고는 있다만은 어디  하나 내 손길이 안 필요한데가 없다. 하물며 세탁기가 빨래는 해 주지만 초벌빨래며 삶는 행주며 수건은 일일히 손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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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준이는 건강하다.

성민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지금껏 퇴행현상은 있다. 하지만 고비 고비 잘 넘기는 준이다. 얼마나 다행스런 일이지 이곳에서 마음껏 흙범벅을 하며 노니 제 스스로 해소시킨다. 그래서 건강한 아이다.

성민이가 태어나면서 늘 가방이나 바구니에 물건을 가득 가득 채우기도 했다. 조금씩 변화가 있다. 정말 필요한 물건만 몇가지 챙긴다. 밤낮 가릴것 없이 소변실수를 하루에 열번도 넘게 한 날도 자주 있었건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퇴행은 있지만 제 동생은 끔직히도 챙길 줄 아는 준이다. 너그러운 마음을 어찌 가르쳐 알까 참 마음씨 고운 아이다.

그러니 이 애미는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단다. 이리 즐겁게 노니 고맙다.

현,준이 키우면서 내 어릴적 추억을 자주 떠올리게 된다. 어떻게 놀았을때 재미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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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전체가 흙에 물 범벅이다. 현관서 낑낑대며 안고 들어왔다. 나도 옷 한벌을 홀딱 다 버렸다. 내 옷가지 잠시 챙기러간사이에 또 재미난 물놀이하는 준이다. 장난꾸러기 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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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밤도 열심히 빨래 빨았다. 빨고 또 빨아서 세탁기 넣었다. 빨래의 달인 경지에 올랐다.

우리집은 어린 아이를 키우는 좋은 환경이다.

1. 흙,모래를 매일 만지며 놀 수 있는 마당이 있다.

2. 잠시 차로 이동하지만 마음껏 책 구경하며 볼 수 있는 중앙도서관이 있다.

3. 언제든 갈 수 있는 동물원이 20분 거리에 있다.

4. 보고 또 보고 갈때마다 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늘 새로움을 발견하고 돌아오는 과학관이 가까이에 있다.

 

5. 예술의전당도 도시화고속도로30분이내 거리라 미술전시도 쉽게 볼 수 있다.

 

6. 등산하기에는 조금 높은 산이지만 집 뒷편으로 나즈막한 산부터 등산객들이 자주 오가는 오봉산이 있다.

7. 아직 걸음은 못 했지만 용인도 가까워 에버랜드도 마음만 먹으면 열심히 다닐 수 있다.

 

2012. 4. 28 흙범벅. 글 옮김

by. 초록햇살 http://blog.naver.com/noble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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