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천체망원경에 대해서 물어보면서 자기도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보고 싶으니, 망원경 하나만 알아봐달라고 한다.

마침 외국계 창고형 대형 마트에서 자동망원경을 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해서 아마추어 천문인들 사이에서 열풍이 불고 있던 상황.

국내 천문샵들의 폭리에 지쳐가고 있던 때에, 해외 천문샵 가격으로 (배송비, 관세, 부가가치세 제외한 천문샵에 올려져 있는 가격) 판매하고 있는 그 망원경은 순식간에 품절되고, 2차 수입분까지 동이 나버렸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인의 부탁으로 먼저 구입해 가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지인의 가정사정으로 인해 인계를 못하게 되고.. 회사 후배한테 팔고자 했으나.. 회사 후배한테도 못넘겨 그냥 내 것이 되고 말았다.

성연아. 아빠가 대포를 하나 더 샀어

또 지른거야?”

사정이 그렇게 되었어.. 이 대포는 길다란 대포라서 폭발력은 좀 약해

에휴.. 대포는 그만 얘기하지.. 이젠 재미도 없어

이제 너도 다 컷구나. 하산해야겠다

그래서 대포는?”

지금 회사에 있는데, 내일 가지고 올꺼야

집에 망원경을 가져오니 와이프가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낸다.

이러저러해서 그냥 쓰기로 했어요.. 가격대 성능비가 너무 뛰어나서 장터에 올려도 금새 팔릴꺼에요.. 팔릴때까지만 쓰죠..”

“…… 맘대로 해요..”

성연아, 이 대포는 잠시 쓰는 대포야.. 이름은 코망이라고 해.. (판매처가 대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다 보니 주로 통용되는 이름이 코망이다..)

이거 내꺼야?”

아니, 아빠꺼

아빠는 망원경이 2개잖아.. 하나는 나 줘!!”

그럼 대여료 내고 써..”

아빤 딸한테도 장사하는거야?”

아빠 용돈에서 아끼고 아껴 산거니까.. 아님 성연이 용돈 모아서 사던지

그렇게 해서 코망은 서브 망원경으로 차 트렁크에 한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1111.jpg

국내에는 천문인구가 적어 천문 관련 제품들은 매우 비쌉니다. 소매상들이 폭리를 너무 심하게 취하다보니..

개인들이 해외 직수입을 많이 합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항공배송료, 관세, 부가세를 모두 포함해서 직수입해도

국내 천문샵보다 훨씬 싼 상황이었는데...

코스트코 망원경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습니다. 4인치 굴절 자동망원경이 289,000원..

국내 천문샵에서 이정도 사양이면 최소 90만원~100만원 이었을 때입니다.

- 현재는 품절이고, 추가 수입 계획이 없어 제품명 및 가격을 그대로 밝힙니다.

 

 

 

며칠 후 주말에 고향 내려갔는데..

마당에 담배를 피우러 나왔다가 하늘에 목성이 떠있는 걸 보고, 고향 집 앞에 코망을 설치하고 목성을 맞추고.. 성연이를 불렀다.

성연아 목성 맞춰놨으니 목성 보러와

목성?”

71배로 본 목성은 3~4줄의 표면 줄무늬와 4개의 위성 (이오, 에우로파, 칼리스토, 가니메데)이 뚜렷하게 시야 중간에 보여지고 있었는데..

성연아 가운데 목성 보이지?”

목성에 줄무늬 보여?”

쪼만한데..”

잘보면 쪼만해도 보이잖아..”

목성 주변에 하얀 점 4개 보이지?”

그게 목성의 4대 위성이야

망원경 접안부에 눈도 떼지 않고 대답만 하더니..

신기하네…… 들어갈래

딱 한마디.. “신기하네..” 이런.. 목성을 보면 갈릴레오 이야기를 해줘야하는데.. 텔레비전을 보겠다고 그냥 집에 들어가버렸다.

망원경이 두대가 되었는데도.. 아직까지 성연이가 별에 관심이 크지 않다..

다음은 뭘 보여줘야 관심을 갖게 될까?

2013-07-16 02.05.07.jpg

목성은 겉보기 등급이 -4등급으로 도심에서도 잘 보이는 대상입니다. 요즘은 새벽 2시~3시쯤 남동쪽에 뜹니다.

IMGP9922_resize.jpg

천체망원경으로 봤을 때, 점이 아닌 최소한 면적이 보이는 대상은 금성, 화성, 목성, 토성, 달 정도입니다. 천왕성은 별처럼 보이는데 푸르스름한 특유의 색을 띄고, 해왕성은 너무 멀리 있어 점으로 보입니다.

목성은 천왕성이나 해왕성에 비해 가깝기도 하고 크기도 커서, 표면의 줄무늬와 4대 위성을 볼 수 있습니다. 자전속도가 빠르다보니 가끔 대적반도 볼 수있고, 4대 위성이 목성 주변을 공전하면서 목성 표면에 그림자를 남기기도 합니다. (영현상이라고 합니다.)

 

강서중학교에서 촬영한 은하수 타임랩스 2013년 9월 1일

은하수 타임랩스 영상을 플레이할 때는 꼭 오른쪽 아래의 HD를 활성화해야합니다. HD가 아니면 별상이 뭉개져서 제대로 안보입니다.. 유성 떨어지는 숫자가 지난 페르세우스 유성우날 촬영한 타임랩스보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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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한 별이야기 7] 여섯번째 관측 - 토성보단 이중성이 좋아

[딸과 함께한 별이야기 6] 다섯번째 관측 - 세상 모든 개념은 안드로메다에…

[딸과 함께한 별이야기 5] 네번째 관측 - 목성을 보다 (성연이 망원경이 생기다)

[딸과 함께한 별이야기 - 번외편1] 페르세우스 유성우 이야기

[딸과 함께한 별이야기 4] 세번째 관측 - 은하수

[딸과 함께한 별이야기 3] 두번째 관측 - 서울 도심 아파트에서 별보기

[딸과 함께한 별이야기 2] 한강공원에서의 첫번째 관측

[딸과 함께한 별이야기 1] 천체망원경을 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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