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60분 부모를 즐겨볼 때 자주 뵈었던, 조선미 박사님. 아동의 문제 행동을 진단하고 해결방법을 처방해 주시던, 내 육아 기준(“아이에게 해롭거나 타인에게 해로운 행동은 훈육한다.”)을 알려 주신 분.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는 선생님께서 방송에서 짧은 시간에 미처 말씀해 주시지 못한, 육아와 삶에 대한 근본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어 자세하며 명확하게 알려주신다. 읽을수록 아이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나 자신, 한 인간의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임을 느낄 수 있었다.

 

‘영혼이 강한 것’은 어떤 것일까, ‘영혼’이란 무엇일까, 그것부터 궁금하였다. ‘마음’은 감정, 생각, 기억, 지식이 깃들여 있는 곳이고, ‘영혼’은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에너지를 부여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좀 더 상위의 개념(p. 10)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고통과 갈등 속에서 마음이 이리 부서지고 저리 망가져도 영혼이 마음을 다잡아 다시금 삶을 이끌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고 가족과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친정과 시댁의 원가족들, 친구들, 사회에서 관계를 맺는 사람들, 서로 알지 못하지만 영향을 주고 받는 사람들. 우리는 매순간 타인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 속에서 영혼이 살아있기는 결코 쉽지 않다. 갈등을 겪으면 마음이 매말라서 아이와 가족을 돌볼 여유가 없어지고, 낙담하고 무기력해지기 쉽다. 남탓하며 이기적인 생각에 빠지기 쉽다. 그 어디에도 영혼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진다. 하지만, 내가 ‘나’라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은 나의 영혼을 깨우고 영혼을 다시 살찌우는 것이다. 그래서 시련이 주는 교훈을 생각하고 해결해나갈 방법을 찾으며 절망의 순간에도 희망을 기대하며 조금씩 노력해 나가야 한다. 힘들 때 더 많이 내 영혼을 격려하며 아껴주어야 한다. 다행히 이 책에는 영혼을 강하게 만드는 비밀이 나와 있다. 내가 이 방법을 아이에게 적용하고, 이미 늦긴 했겠지만, 나와 내 남편에게 적용을 한다면 우리 가족은 훨씬 더 영혼이 건강하게 될 것이다. 그 비법을 요약해볼까.

 

 

1. 안전기지인 애착 형성

애착이 잘 형성된 아이는 안전하고 보호받고 있다고 느낀다(p. 28). 부모로부터 위로받은 아이는 외로울 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고 의존하면서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p. 30). 내가 느낄 법한 감정을 아이가 느낄 것이라고 짐작해서 공감해주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아이의 반응을 읽고, 아이가 나와는 다른 욕구와 감정을 지닌 별개의 존재라는 것을 수용하는 것이다(p. 30). >> 내가 아이의 반응을 읽지 않고 짐작해서 공감해주었던 게 아닐까 생각이 깊어졌다. 그리고 아이와 내가 다른 감정과 욕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함을 깨달았다.

 

2. 자율과 열정을 선택하도록 격려

자율성을 꺾고 성장을 정체시키는 지시가 ‘사랑’의 이름으로 전달된다(p. 40). 문제를 일으키지만 않으면 된다는 수동적인 자세로 삶을 대한다(p. 40). >> 아이에게 열린 대화를 해야 한다고 늘 생각하지만, 실상은 지시가 난무한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더욱 수동적이 되어 가겠지. “위대한 재능은 모두 미완의 그림과 서툰 연주에서 시작되었다(p. 44).”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서툴고 부족한 모습을 보아주고 격려해주도록 노력해야겠다.

 

 

3. 실패에 대한 긍정적 시선

큰 폭의 오류-관련 음성전위(지금 한 일이 실수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신호)와 꾸준하게 지속되는 오류 양성전위(실수에 대해 의식적으로 마음을 집중하고 그 결과에 대해 심사숙고해서 생각할 때 생성되는 신호)를 느낄 때 사람들은 실수로부터 가장 많이 배운다(p. 50). ‘건설적 실패 이론(p. 50)’은 실패를 겪지 않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패를 경험했을 때 어떻게 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p. 51). ‘귀인이론(p. 52)’에서 좋은 결과에 대해서는 능력처럼 안정적인 요인에서 원인을 찾고, 실패에 대해서는 노력 부족과 같이 불안정한 요소에 원인을 돌릴 때 자신감을 잃지 않고 기대를 가진 채 미래를 준비한다(p. 54). >> 큰 실수를 했을 때 부끄러움에 빠져 영혼을 망치지 않고 대신 그 실수를 다시 곱씹으며 나의 문제 행동을 찾고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겠지. 그리고 실패했을 때 노력이 부족했다고 인식해야 남 탓하지 않고, 다시 내 안에서 방법을 찾을 힘이 생길 것이다.

 

4. 감정을 조절하도록 연습하기

정서지능이란 자기 통제력, 열정, 인내력, 스스로에 대한 동기부여를 통칭하는 개념(다니엘 골먼, p. 61)이라고 하였다. 정서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의욕을 잃지 않게 하며, 즉각적인 만족 추구를 지연시키고, 기분을 조절하고, 고뇌 때문에 사고 능력이 방해받지 않게 하고, 감정이입과 희망을 키워주는 능력이다(p. 61). >> 참으로 중요한 이야기이다.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해야할 일을 안할 수가 없다. 어떤 환경에서든 내 삶을 바로 세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정서지능을 키워야 하는데, 융통성있는 사고를 위해 기분전환(p. 67)을 하고 문제와 사람을 분리(윌리엄 유리, p. 69)시키면 이롭다고 한다.

 

5. 타인에 대한 신뢰와 불신의 균형

신뢰감과 불신감의 비율이 적절하게 발달해야 한다(p. 81). 아무리 믿을 만한 사람도 입장과 상황에 따라 내 믿음과는 상반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상처받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p. 83). >> 부디 내가 아이에게 하는 변덕스러움을 불신감을 심어주는 좋은 교육으로 정당화하는 것을 경계하기를!

 

6. 진정한 존중은 감정 인정.

존중은 아이의 생각, 감정, 행동 중에서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이 핵심이다(p. 87). 감정을 있는 그대로 수용받은 아이가 자신감 있는 어른으로 성장한다(p. 88). 논리로 이해되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이 있음을 함께 알려주어야 한다(p. 95). >> 육아하면서 가장 익숙한 말, 아이의 감정을 그대로 인정해주라. 나에겐 이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그래..하면서 안아주기가 습관이 안된다. 진정으로 아이를 존중하는 것은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임을 다시 확인하였으니, 이제 달라져야지.

 

7. 나와 타인이 다름을 알려주기

관계의 유연성(p. 107)과 관계의 다양성에 대해 융통성(p. 107)을 갖게 되면, 어떤 관계든 나의 본질과 정체성을 해칠 수 없다는 상위 개념의 사회성(p. 107)을 지니게 된다. >> 관계의 유연성과 다양성은 둘째를 대하는 첫째에게 꼭 필요한 개념이다. 어떻게 쉽게 잘 알려줄 수 있을까. 관계에 갈등은 반드시 있다는 것은 또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아이와 이야기해볼 좋은 주제다.

 

8. 좌절없는 인생은 없다.

남보다 잘하지 못하는 건 성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p. 140). 좌절과 불행이 없는 상태가 행복이라고 여기듯 성공은 실패와 실수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p. 140)한다.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좌절과 불편을 겪어야 한다. 그로 인해 마음이 상해야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말아야겠다는 결의에 도달해야 한다(p. 145). >> 성공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남들보다 잘해야 하고, 빨리 이뤄야 하고, 실패하면 안되고. 이제 다시 생각하자. 성공이란 남들과 비교하거나 기간에 상관없고 실패를 얼마나 하느냐에 상관이 없다. 아이의 용감한 시도에 주목하고, 자잘한 실패에 대범해지고, 작은 성공을 칭찬(p. 142)하기를 실천하자.

 

9. 스스로 감정을 달래도록

자신의 감정을 견디고 달랜다는 것은 불안하거나 불쾌한 기분을 즉시 표출하는 대신 잠시 반응을 보류하는 능력이다(p. 156). 속상한 마음은 알아주되 책임지고 그 감정을 해소해줄 필요가 없다(p. 157). >> 나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큰 아이는 잘 운다. 툭하면 운다. 울고 싶으면 혼자 울고 오라고 시켜도 그냥 보채며 울곤 한다. 이 상황은 이제 끝내고 싶다. 여기 좋은 조언이 있다. 아이 옆에서 마음을 읽어주고, 아이의 감정이 잦아들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p. 157). 평소에 이 방법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 감정에 괴로워 (우는 소리는 나를 흥분시킨다!) 제대로 소화시킬 시간을 주지 못한 생각이 든다. 이제 더 차분히 오랜 시간을 주어 스스로 달랠 여유를 주어야겠다.

 

10. 시련의 난이도

아이가 해내는 일은 그 수준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고 점차 더 어렵고, 더 복잡한 일로 발전해야 한다(p. 169). >> 육아에서 가장 자신있게 해왔던 것. 아이의 능력보다 조금 더한 자극을 제공하는 것. 그러나 두 아이를 함께 키우면서부터는 각각의 발달에 둔감해졌을 뿐 아니라, 아이들을 따라가기도 급급해서, 벌써 이만큼 커버린 아이를 물끄러미 보곤 한다. 다시 힘을 내어 아이들과 함께 할 놀이들을 생각해야겠다.

 

11.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 가르치기

아이로 하여금 자신의 결정과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분명히 알도록 해주는 것(p. 175)이 중요하다. 행동을 바꾸고,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환경을 통제하는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p. 178). 부모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노력만큼이나, 주어진 환경을 바꿀 수도 있고 조절할 수도 있는 힘이 아이 안에 내재되어 있음을 알려주어야 한다(p. 183). >> 아이가 공부를 잘 할 수 있게 어떻게 환경을 바꾸는지가 자세히 나와 있다(p. 179 참고). 이를 응용하여 어린 아이에게도 적용해볼 수 있겠다. 아이 안에 그 힘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은 참으로 육아할 맛 나는 일이다.

 

12. 아이의 손, 발, 머리가 되지 마라.

시스템 2(적극적 주의 집중이 요구되는 정신활동)를 자주 활용하지 않으면 자동반응과 충동이 그 사람을 지배하게 된다(p. 192). >> 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특히 중요하게 실천할 부분이다. 엄마가 시스템 2를 맡게 되면 아이는 시스템 1(자동적으로 빠르게 작용하는 사고 모드)로만 살아가게 되어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기회를 박탈당하게 될 것이다.

 

13. 습관과 반복, 연습

습관에는 행동의 습관뿐 아니라 감정과 생각의 습관도 있다(p. 201). 어떤 일을 한 번 하는 것과 지속적으로 해내는 것의 차이는 자제력과 의지력에 있다(p. 204). 어떤 활동에서 단련된 의지력은 삶의 다른 영역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p. 205). >> 습관의 중요성은 어릴 적부터 지겹도록 들었다. 감정의 습관, 생각의 습관에 대해서는 처음이다. 눈이 번쩍 뜨였다. 한 가지를 꾸준히 잘 하면 다른 것도 잘 하게 되리라는 것. 작은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14. 결과보다 과정

초인지는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나 기술, 자료가 필요한지를 알고,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언제, 어떻게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다(p. 213). 초인지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p. 213). >> 초인지 능력이 발달하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더 잘하는지’ 등 ‘삶의 목적과 인생의 지표를 찾는데(p. 219)’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으니까.

 

15. 세상은 가정과 다르다.

세상엔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하고 싶지만 참아야 할 일과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을 받아들여야(p. 133) 한다. 부당한 차별에는 항거하지만 불가피한 차별은 수용할 수 있어야(p. 235) 한다. 호감을 표시하고 호의를 베푸는 습관(p. 243)으로 남에 의해 평가받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좋은 평판을 이끌어낼(p. 247) 수 있다. 힘의 불평등과 권력의 통제(p. 251)를 인정하고, 상대의 상황을 파악하여 좋은 관계를 맺어 공평한 내 몫을 분배받기 위한 정치력(p. 259)을 길러야 한다. >> 어찌보면 성공하는 사람들의 숨은 책략 같기도 하다. 분명히 기억할 것은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16. 상처 대처법

상처를 받은 것과 상처받은 사람이 되기로 선택한 것을 구별(p. 263)해야 하고, 왜 고통을 받는가 질문하는 대신 고통을 이길 수 있는 힘과 능력을 달라고 기도(헤럴드 쿠시너, p. 233)하는 편이 낫다.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 가다 보면 터널 끝에 빛이 있다는 것을 믿는 사람을 세상은 가장 너그럽게 대한다(p. 268). 분화가 잘 된 사람은 부모가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만 내 소망은 그게 아니라는 것, 부모의 바람대로 하는 게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는 것(p. 271)을 안다. >> 자기분화(자신과 타인을 구분하고, 정서과정과 지적과정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 p. 271)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자신의 행복을 찾을 수 있겠다.

 

 

이렇게 적고 보니 앞으로 육아할 때 실천할 과제가 가득이다. 그런데 웃음이 난다. 분명 실천하기 힘들겠고 기억도 안나겠지만, 비밀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자주 읽으며 내 영혼도 살리고 아이들의 영혼도 튼튼히 해서 가족이 더 행복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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