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들과의 동거
오토바이 한대가
바깥에서 부릉대더니
매캐한 매연을 뿜고 간다
매캐한 기억이 몰려온다
무더운 날 열린 창으로
아래층에서 이것들이 날아 들어온다
새로이 교문을 다는 곳을 지나는데
눈을 따끔거리게 만드는 이것들이
옅은 안개마냥 자욱하다
삑 찍고 올라선 마을버스 안에서
확 뿜어져 나오는 새 의자의 이것들
차창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
매일 이것들과 함께
나와 내 아이들이 살아간다
내 몸 어딘 가에도
이것들과의 동거가?
----------------------
보름 간 바깥을 돌아다니면서 지친 몸이 안 좋은 것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한 학교를 방문했을 때 학교 교문을 새로 달고 있었다. 뭔가 매캐한 것들이 흐린 하늘만큼이나 자욱해 보였다. 눈이 매울 정도였다. 나만 예민했나.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피구를 하고 있었다. 매캐한 것들이 온몸을 통해 들어가는 것 같아 불쾌한 곳에서 아이들은 뛰어다녔다. 마을을 돌아다녀보니 여기 저기 공사 중이다. 더 나아지려고 바꾸는 것일텐데도 눈살이 찌푸려진다. 안그래도 뉴스만 보면 불쾌한데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경계해얄 일들이 늘어나고 있다. 피곤이 누적되는 사회가 지친 몸둥이를 더 지치게 만든다. 잘 쉬어야 하는 현명함까지 요하는구나.
그래도 다행이다. 이리 시를 쓰면서 스스로 위로할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