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밤에 내린 비
후둑후둑 또딱또딱
현관 천정을
두드리는 빗소리
묘약이 따로 없네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여도
왼편 가슴의 먹먹함이
가시질 않았는데
툭 두둑 툭 두둑
한 밤중에 찾아온
반가운 소리가
답답했던 응어리를
쓸고 내려간다
아침부터 아이와 씨름하던 가슴도
온 종일 이야기를 찾아다닌 두 다리도
매캐한 냄새에 쓰라렸던 눈도
네가 몰고 온 소리에
잠시나마 쉬어 본다
창가로 올라오는 흙냄새가
간혹 들리는 귀뚜라미 소리가
잦아든 너를 대신하니
이제 다시 잠을 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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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야할 글은 안 써지고 쓰고 싶은 글만 올리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