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책과 함께 베이비트리 송년모임 초대장을 보면서 ‘아, 나도 참석하고 싶다’란 생각을 했다. 마음은 그런데, 두 가지 걱정이 참석을 어렵게 만들었다.

하나는 저녁 시간에 아이들을 어디에 맡기고 갈 것인가, 또 하나는 무엇을 나눌 것인가였다. 참석은 하고 싶은데 아이들을 맡기고 가기가 쉽지 않았다. 모임을 일주일도 안 남기고 동생에게 어렵게 아이들을 부탁하고 참석하겠다는 메일을 보냈다. 메일을 보내고 나서 베이비트리에서 연락이 왔다. 아이들과 함께 오셔도 된다고. 아 그 말을 듣는 순간 기쁘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공부하는 동생에게 시간을 내달라고 부탁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부랴부랴 참석하겠다고 메일을 작성하는데 무엇을 나눌까에서 또 한 번 망설였다. 이번 송년 모임은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모임이었다. 클라리넷, 강연 등 다양한 나눔이 준비되어 있다고 들었다. 생각해 보니 내가 가진 재능이 별로 없었다. 특별히 자랑할 요리도 없어서 간단히 과일을 준비해가기로 결정했다.

모임 하루 전에 올라온 itoyoon77님의 ‘이불터널놀이와 <브리콜라주>’를 읽고 나서야 아차 싶었다. 아이들과 노래를 하는 건 어떨까. 가끔 아이들과 즉석에서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는 하는데 ‘노라조’의 ‘아들아, 지구를 부탁하노라’ 가사를 바꿔서 아침에 둘째 아이 깨울 때 써먹었던 일이 있었다. 둘째를 흔들어 깨우면서 이렇게 불렀다.

 

아들아, 누나를 데려다주자. - 첫째 유치원 가는데 둘째를 집에 놓고 갈 수 없어 함께 가기에

어머니, 조금만 기다려줘요.

뚱가 뚱가 뚱가 뚱가

 

이 후렴구에 첫째가 자지러지게 웃으며 엄마의 즉석 노래를 계속 불러달라고 했었다. 나중에는 딸아이도 노래개사를 해서 부르며 함께 웃었다. ‘어머니, 휴지 좀 갖다주세요.’ 이런 식으로. 아이들과 이 노래를 함께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가 뭔가 부족한 것 같아 노래를 바꿨다. 며칠 전 첫째가 ‘손이 시려워, 꽁! 발이 시려워, 꽁!......’ 하면서 노래 부를 때 나와 둘째가 ‘꽁’을 크게 외쳐가며 다 같이 신나게 불렀던 기억이 나서 첫째의 동의를 얻어 모임에서 노래도 부르기로 결정했다.

 

저녁 6시가 좀 지난 시각에 한겨레 신문사 앞에 도착했다. 모두 낯설지만 아이들이 함께했기에 어색하지 않았다. 베이비트리에서 따로 마련해주신 저녁을 아이들과 맛있게 먹으면서 나눔이 시작되었다. 기채조를 간단히 배우고 다음으로 클라리넷 연주 순서였다. 많이들 웃으셨고 그래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내가 잘하는 것을 나눈다고 생각했었는데 서툰 솜씨로 연주하는 것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친근함이 느껴졌다. 부족하지만 우리 가족 노래도 끝났다. 가까운 동네에 살고 계신 걸로 확인된 selbi님과 이야기도 나누고 나무젓가락 총놀이도 신나게 하면서 베이비트리식구들과 처음 함께하는 자리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9시, 나눔이 모두 끝나고 두 아이를 챙겨 나오면서 selbi님과 사회를 맡으신 양선아 기자님 외 자리를 마련해주신 분들에게 인사를 제대로 못 드리고 왔다는 죄송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올릴 결심을 하게 되었다.

2012년 베이비트리 나눔 송년모임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서툰 것에 친근함이 묻어나는 따뜻한 모임이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자리에 초청해주신 베이비트리에 감사드리며 내년에도 베이비트리에 자주 들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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