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누군가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가르쳐주는게 좋았다. 장래희망이 선생님이였지만 임용시험에 열중하지 못했던 나. 그래도 늘 어떻게 가르칠까에 관심이 많았다. 학원에서 오랫동안 가르치는 일을 하다가 둘째를 낳고는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육아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만4년이 흘렀다. 내가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 되었고 다시 학원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어린 두 아이를 돌봐야하는 엄마의 삶이 있기에.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시간제로 시작한 일이 마을을 알아야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 다음으로 내게 찾아온 일은 혁신교육지구의 '마을교육플래너'. 늘 교육에 관심이 많았었고 이제 마을을 알기 시작한 내겐 이만한 일이 없었다. 급여는 당연히 학원에서 일할 때와 비교할 수 없었지만 해보고 싶었다.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같은 일을 할 수 있었고 바로 작년 8월 어느 날 만났던 마이클 애플의 책은 내가 현장에서 겪고 있는 고민들이 시대는 다르지만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다양하게 표출되는 의견들은 크게는 민주적 공동체의 '공공선'과 특정 집단의 이해라는 대립항으로 수렴된다. 문제는 결국 이 대립항들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로 귀결된다.

<마이클 애플의 '민주학교 - 혁신교육의 방향을 묻는다'  p.33>


혁신교육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내걸고 하는 사업이지만 이 역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다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현장에서 만나게 된다.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장이 펼쳐지기보다 사업을 하기 위한 일들이 진행될 때가 많았다. 정작 혁신교육의 방향이나 가치를 담아내려하기보다 다른 사업들과 마찬가지로 취급되기 일수였다. 그 와중에 위 문구는 혁신교육 내의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주었다.


민주학교란 무엇인가?

(...) 민주주의라는 개념 자체가 그런 것처럼 민주학교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았다. 민주학교들은 민주주의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여러 가지 기제들과 기회들을 현장에 뿌리내리고자 했던 수많은 교육자들의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기제들과 기회들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하나는 학교에서 민주적인 생활 방식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민주적인 구조와 과정들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학생들에게 민주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마이클 애플의 '민주학교 - 혁신교육의 방향을 묻는다'  p.30~31>


밑줄 친 부분을 다시 읽어본다. 혁신교육이 이 책에서 언급한 민주학교와 별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며칠 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큰 아이가 "엄마, 나랑 대화 좀 해"라며 시작한 이야기는 이랬다. 학교 엘리베이터는 왜 학생들은 안되고 선생님들만 타고 다닐 수 있냐고 짐이 무겁다면 학생들 짐이 더 무거울 때가 많을텐데. 게다가 선생님들도 바쁘다는 핑계로 책 안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책 읽으라고 하는 독서교육. 안 시켜도 심심하면 읽을텐데 강제로 읽힌다고 읽는 재미가 생기는지.  미술, 음악, 체육은 무시되고 있다. 9시까지 등교도 안 지켜지고 있다. 전교회장선거에서도 정작 공약을 보고 잘 할 수 있는 아이들을 뽑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포스터 만든 게 눈에 띌 경우 뽑힐 확률이 높다. 게다가 전교임원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은 반에서 회장, 부회장에 뽑힌 사람만 나갈 수 있다는 건 아닌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일기를 쓸 때 꼭 글로만 써야하는가. 웹툰을 그리고 싶은 사람은 웹툰으로 취향대로 쓰라고 하면 좋겠는데 표현하고 싶은대로 쓰라고 하면 좋을텐데, 어떤 아이는 일상이 소설 쓰는 것인 아이도 있는데 차라리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꾸준히 해오라고 하면 좋겠다고.

 

아이는 답답하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답답함을 누르고 있었다. 학교에 말해봐도 바뀌지도 않을텐데라며 벌써 소통의 큰 벽을 느끼고 있었다. 답답함을 토로하는 아이를 보며 혁신교육을 해보겠다는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명확해졌다. 바로 내 아이를 위해서, 내 아이와 같이 소통의 벽을 느끼는 많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할 일이 있었다. 어떻게 해야 우리 교육이 바뀔까? 어떻게 행동해야할까? 먼저 이 글을 쓰면서 작년에 정리하지 못했던 이 책의 후기를 다시 써봐야겠다. 생각을 정리하고 책에서 제시된 방법들 중에 괜찮은 방법은 내 생활에도 적용하는 것으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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