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 ‘톡’

여름 휴가철, 외국여행을 다녀오는 사람이 많다. 외국여행이 주는 재미 중 하나는 면세점 이용. 20% 정도 싼 가격에 유명브랜드 제품을 ‘득템’할 수 있다. 그러나 잔뜩 쇼핑을 벼르지만 돈이 있어도 맘껏 ‘지를’ 수는 없다. 휴대품 면세한도가 400달러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면세한도 규정을 정확히 몰라 가산세를 물거나 형사 입건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행객 휴대품 면세제도는 외국을 다녀오는 여행객이 개인적으로 구매해 들여오는 물품에 대해 면세 한도를 설정하는 것이다. 관세법 시행규칙 48조는 기본 면세한도를 1인당 400달러로 정하고 있다. 술 1병(1ℓ 이하·400달러 이하), 담배 200개비(1종류), 향수 60㎖는 관세가 면제돼 400달러와 별도로 들여올 수 있다.

보통 ‘국내면세점 구매한도’와 면세한도를 헷갈리는 경우가 있다. 국내면세점 구매한도는 3000달러(제주면세점에서 국내여행객의 구매한도는 한 차례 400달러, 연간 6회까지)이고, 면세한도는 400달러다. 국내 면세점에서 3000달러 물건을 산 뒤 입국할 때 그대로 들어온다면 400달러까지만 관세가 면제된다. 나머지 2600달러어치는 관세를 내야 한다. 즉, 2600달러어치를 당일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계산한 뒤 해당 품목 세율을 반영해 관세를 매긴다. 가방과 화장품은 20%, 향수 35%, 위스키 156% 등 품목별로 세율이 다르다. 신고를 하지 않고 들어오다 세관에 적발되면 품목에 대한 세액에 30%를 가산해서 물게된다.

면세한도 400달러는 1인당 적용되는 금액이다. 부부가 1000달러짜리 가방 1개를 면세점에서 구입해 들여올 경우 2명의 면세한도를 합해 800달러까지 세금을 면제해달라고 할 수는 없다. 한명의 면세한도 400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600달러에 대해서는 관세가 붙는다.

면세한도는 1988년 30만원(해당 연도말 기준 환율 적용하면 439달러)에서 1996년 400달러로 변경된 뒤 지금까지 그대로다. 이를 두고 소득수준 향상과 물가 인상 등을 감안할 때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액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서울세관 대강당에서 열린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 조정 및 제도개선 공청회’에서 기획재정부가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원의 보고서는 외화유출로 인한 서비스 수지 악화나 국내 산업의 피해, 위화감 조성 등 면세한도 상향에 따른 부작용 우려를 언급하면서도 “기본 면세한도 400달러가 설정된 1996년 국내 1인당 국민소득은 1007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870만원으로 늘어나 상향 조정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김정필 기자 fermata@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7월 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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