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팥배나무에 흰 꽃이 필 때쯤 

우리는 보리가 익는 작은 마을, 보리소골로 간다.
그곳에서 고등학교 졸업한지 20년이 훌쩍 넘은 제자들은

노안이 온다며 서글퍼하다 그 서글픔이 느껴지지도 않을만큼

노안이 익숙해진 것을 아쉬워한다.

작년에 정년퇴직 하신 은사님은 노안 그까이꺼 하시는 표정으로, 

이제 책을 자세히 다 읽지 않아도 무슨 얘기 하는지 다 아신다는 내공을 펼쳐보이신다.


한문 선생님이자 현역 시인이신 선생님께서는

성북구 마을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시작법을 가르치신단다.

'사람이 곧 시'라며 어르신들 안에 있는걸 이끌어내주실 뿐이라는 선생님께는

늘 달달이 사탕을 수줍게 전해주시는 80대 문학소녀 팬도 있으시단다.

당뇨때문에 사탕이 부담스러우시지만 그 팬심은 감동적이라며

어르신들과 함께 시 낭독회도 하실거란다.
우리 부부의 주례 선생님이자 롤모델이신 선생님.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이런 만남 지속될 수 있으면 좋겠다.

변함없이 든든한 나무같은 친구들도 함께.

 

일년에 한번 만나는 아이들은 매일 모여 놀던 아이들처럼

스스럼없이 어울려 카드 놀이도 하고 벌레도 잡고 칼싸움도 한다.

집에 올때 같이 놀던 형아랑 누나 이름 아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모른다며

엄만 알아? 하고 묻는다. 하긴 그렇게 복잡한거 몰라도 노는데는 아무 지장 없지~

 

1년에 한 번 마음에 점을 찍듯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보리소골.

 

보리소골1.jpg » 강원도 산골짜기 숲 속 작은 집에서 고기 구워먹기~ 보리소골2.jpg » 초록 속 아이들. 장난감이 없어도 엄청 재미있게 잘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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