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때가 보름 전쯤인가 봅니다. 


싱글 후배들과 점심을 먹는데 모두들, 하나같이, 싱글답게

늦여름 제주로 휴가를 간다고 하더군요.


첨엔, 뭐, 그래, 그땐 나도 그랬으니까

잘들 다녀와라, 어디는 꼭 가봐라, 갈치국은 어디서 먹어봐라 등등 

제주의 숨겨진 곳을 마치 특급비밀인양 알려주면서 혼자서 업, 업, 업되었지요. --; 


제 자리에 돌아왔지만 업된 마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항공사 사이트에 접속, 여유 좌석을 찾기 위한 폭풍 검색질을 시작하고 말았드랬습니다. 


꼭 그리 급히 가야 하느냐,

위험한데 여자끼리 괜찮겠느냐,

일정 맞춰서 나도 껴주면 안되겠느냐, 등 남편들의 의견도 있긴 했습니다. 

허나 용감하게 휴가를 내지 못하는 왕소심 남편들은 과감하게

버.리.기.로 했답니다. 


여자 셋, 아이 둘의 제주 여행은 이렇게 번개처럼 시작되었습니다. 


급하게 잡았으니 준비 또한 대충하자는 말도 안되는 의견(1표)이 있긴 했으나

여행의 컨셉 정도는 잡아줘야 제주에 대한 예의가 아니냐는 민주적 절차(2표)에 따라

컨셉을 잡아봤습니다.  ----- 아, 아줌마들 진짜 이상해요요요. 늘 하던 것처럼 해야지 --;  


-. 절대 돌아다니지 않는다 (서울에선 늘 쏘다니면서)

-. 맛난 음식에 목숨 걸지 않는다 (매순간순간 목숨 걸면서) 

-. 커피는 직접 내려 마신다 (매일 값비싼 커피 마시면서)

-. 술은 적량만 마신다 (가장 말도 안되는,,,)


3박4일 제주에 머무는 동안 '무일정'에 '컨셉'만 사수했다는. 엉엉,,, 

암튼 우찌우찌하여 제주로 떠났습니다. 



1.

월정리 해변 아래에 있는 이름 없는 작은 바닷가입니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어, 어, 저기, 저기,,, 그냥 입은채로 들어갔습니다. 

(혼자서) 우리나라 쵝오의 해변으로 꼽았던 협재보다 더 맑았다고 하면 믿으실랑가요. 

허긴 제주 바다는 그날 그날 다르니까 제가 본 바다가 다는 아닐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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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살을 들고 나타난 젊은 부부(스쿠버다이버)는 여기가 '광어' 출몰지라며 물안경을 끼고 잠수를 하더라고요. 

마치 만화 코난을 보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 


사진 026.jpg사진 029.jpg 


이름 없는 해변은 

월정리 해변에서 성산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다보면 나오는 곳입니다. 

지도 검색은 '제주 스마트그리드' 정도로 찾으면 나옵니다. (해맞이해안도로에서 행원로13길로 빠지는 삼거리 앞)

그 앞 해변에서 놀았는데, 주소를 모르는지라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드지 못하는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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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농가형 민박 <유월> - 평온한 시간을 보내기엔 딱입니다. 

30대 젊은 자매 부부가 이주해서 8월초에 선보인 게스트하우스입니다. 

카페는 아직 공사 중. 

남편들이 워낙 조용조용 공사를 하는지라 머무는 동안 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희 일행 외엔 아무도 없었다는. --;  거실과 화장실까지 독채로 넉넉하게 사용했습니다. 

주인장 요리 솜씨도 좋고, 커피하는 남편도 있으니 카페에 단골 손님 줄줄 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은,,, 또 가.고.싶.습.니.다. 


참고로 <유월> 주변엔 제법 유명세를 타는 숙소들이 있긴 합니다만 - *피디네집 / ***의 부엌 / ***의 당근밭 

저희 같이 즉흥적인 삶을 사는 인간들은 그 혜택을 맛 볼 수 없을테지요. 

참고로 싱글들은 ***의 부엌을 좋아하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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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주인장입니다. 

저희 일행은 남편이 고딩 동생인줄 알았다는,,, 두 분 모두 너무 젊으셨어요요요요. (부럽부럽)

주인장네 아가가 둘 있어요. 언니네 아들, 동생네 아들. 

어린 아이들 데리고 제주 이주 결정하고 내려와 집을 직접 짓는다는 게, 좀처럼 할 수 없는 일일텐데요. 

벅차 보이거나 힘들어 보이지 않았어요.

이상하리만큼 편안하고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네 분 모두.

5년을 준비했다고 허니,,, 행복이 무엇인지 아시는 분들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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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좌읍 한동리에 사는 아이들이 아닙니다. 잠옷 차림으로 몇날 며칠을 보내도 게의치 않는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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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여행에선 늦잠이 쵝오! 입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여행만 가면 왜, 왜, 왜 새벽같이 일어날까요. 

일행은 자고 아이들은 마실 다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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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받은 아침상입니다. 주인장 가족들이 먹는 아침상과 똑같은 차림이랍니다. 

가정식 백반, 엄마손 백반, 뭐 이런 게 생각나는 아침입지요. 

참고로 조개국은 전날 해변에서 저희가 잡아온 조개로 끓여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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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타올과 샴푸린스바스, 드라이기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유월> jejuyouwal.com - 검색이 잘 안되요. 주인장이 블로그 홍보를 별로 안 좋아하더라고요. 이상해,,, 혹시 몰라서 숙소 정보 공유해 둡니다. 

제주 구좌읍 한동리 982번지 / 070- 7567-5214,  010-5713-8213 

2인기준 방 - 2개 (5만원) / 3인기준 방 - 2개 (6만원) / 모두 온돌 

조식 포함 / 인원 추가시 1인에 만원 (36개월 미만 무료)

취사 불가, 냉장고 전기포트 전자렌지 사용 가능




3.

동(구좌읍)에서 서(한림읍)로 넘어왔습니다 .

오자마자 최근 협재서 뜨고 있는 *마담네 빵가게로 직행했습니다. 

얼마전 트위터를 떠들썩하게 했던 아무개 작가도 다녀갔다고. 

에그 타르트와 치즈케익, 팥빙수 모두 굿이었습니다. 근데 가격이 좀 쎕니다. 


아래 석양은 빵가게 쪽에서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비양도가 보이네요.

참고로 왼쪽엔 쫄깃센터와 오른쪽엔 포도나무 게스트하우스가 있습니다. 

이번 협재 빛깔은 그냥저냥 그랬어요. 전날 본 이름 없는 바닷가 때문에 상대적으로 티미하게 보였을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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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팽나무 군락지가 있는 한림읍 명월리에 있는 숙소입니다. 

카페가 있는 아름다운 게스트하우스입니다. 돌벽을 그대로 살렸더라고요. 

겉은 멋졌지만 여행객을 위한 서비스는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여행객에게 중요한 타올, 드라이기, 정수기, 전자렌지가 없었거든요. 


대신 동네는 좋았습니다. 

명월(明月)이라는 달밝은동네인데요, 여행객이라고는 저희 일행 밖에 없었답니다. 

고스톱을 치시던 구멍가게 할머니는 물건 계산을 제대로 못하셔서 일행 1인이 직접 해드렸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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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51.jpg 

목숨이 살짝 붙어있는 매미를 살려보고자 오빠와 동생은 매미의 집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송글송글 땀을 봐서라도 매미가 살아나야할텐데요. 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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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저녁 시간, 일행 1인은 뉴스를 아이들은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습니다. 

노트북을 가져가자는 의견도 갈렸지만, 막상 보여주니 조용해져서 좋더라고요.

가끔은 떨어져 지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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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후배의 강추로 관광지 딱 한 곳! - 절물자연휴양림에 들렀습니다. 

잘 가꿔놓은 비자림보다 훨 나았습니다. 

내년엔 예약해서 1,2박 하기로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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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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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리 해변에서 본 스쿠터 언니입니다. 

뒤에 매달고 가는 튜브, 멋지죠? 

내달리는 스쿠터 언니를 보니 싱글일 때가 간절하더라고요.


언니, 내 청춘까지 달려~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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