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서서
낮은곳으로
대문이 닫힌다
고개 들어 하늘을 살핀다
일요일 이른 시간
사람들을 깨우고 싶다
이봐
청아한 하늘빛 좀 보시게
내리막길에 보이는 관악산 능선이
빼곡한 집들 너머로 선명하다
한 겨울 맑은 날 마냥 깨끗하다
유독 올해 아침마다
미세먼지를 살핀다
물도 사먹는데
공기도 사먹어야하나
자본의 끝자락에 닿은 것인가
공기청정기에 마스크에
외곽 산자락에 있다는 별장이
더 부러웠다면
이미 오래전
그 끝자락이 보였을까
4차산업혁명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어찌 새로 올 세상이
두렵지 않겠냐마는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
가만히 보니
내 가진 게 없어서인가
아니다
내 가진 게 많아서인가
움켜쥐지 않고
나눠보려 하고
외면하지 않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고
무소유가 소유가 되는
함께 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오려나
파란 하늘빛이
생각의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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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요일 이른 시간에 밖을 나왔네요. 하늘빛이 너무 예뻐서 시야가 탁트인 게 마냥 좋아 똑똑똑 사람들을 깨우고 싶었어요. 이리 맑은 하늘을 반가워하다니 미세먼지가 나의 일상과 더 이상 뗄래야 뗄 수 없구나, 살랑대는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을 짧게라도 표현하고 싶다 생각했는데 생각이란 이리 엉뚱한가봅니다.
제게는 현재 두가지 필명이 있습니다.
베이비트리에서 사용하는 '난엄마다'와 '낮은곳으로'.
'낮은곳으로'로 쓴 시 한편 더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