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개똥이 학교 방과후수업 공개수업이 있었다. 녀석은 처음엔 목요일 농구와 금요일 로봇과학 이틀만 오라고 하더니 모든 과목이 공개수업을 한다는 것을 알고서는 다 오라고 했다. 화요일 축구는 엄마 혼자 본 적이 있으니 안가도 되지 않으냐 물었더니 "오면 좋고요, 안 오면 안 좋고요" 속삭이듯 작게 말하는 게 더 무서워서 결국 5일 내내 참석했다. 그래 내가 이럴라고 육아휴직을 한 거지. 기꺼이 가 주마.

 

월요일 매직마술.

마침 수업이 개똥이네 교실에서 진행되어 둘러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림이 눈에 들어 왔다. 어느 기사에서 본 것처럼 아이들 그림 대부분 아빠는 누워서 자고 있었다. 약속이나 한 듯이. 설마 우리 개똥이도? 아닐 것이란 기대가 조금은 있었으나 어김없었다.

 

남편은 억울하다고 했지만 인정하기 어렵겠지만 인정해야 했다. 다른 아빠들 보다 개똥이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남편이긴 하지만 최근 운동을 시작한 것이 문제였다. 운동이 문제가 될 수는 없겠지만 그의 목표는 철인3종이라는것. 주중에는 새벽 5시반에 일어나 6시 수영 강습을 다니고 토요일 아침에도 자유수영에 일요일 아침에는 자전거를 탄다. 결혼 생활 10년 동안 늦게 자고 7시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던 사람이 일찍 자고 5시 반에 일어나는 것이 신기했다.

 

바뜨, 그러나.

과유불급. 7일 운동은 자연스럽게 일요일 오후면 그를 침대로 이끌었고, 더러 아빠를 찾는 개똥이를 향해 신경질 적으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물론 그는 부정했지만. 그 결과 바로 '잠꾸러기 아빠'.

 

20170619_개똥이.jpg

- 개똥이의 그림. 힘센 누나는 사촌 누나.

 

그에 비해 나는 날로 먹었다. 세상에서 나를 요리 잘 한다고 믿어 주는 사람은 개똥이가 유일하다. 유아휴직 후 녀석이 죽을 원해서 그 옛날 이유식 수준의 죽을 몇 번 해 준 것이 그림에 반영 된 것 같다.

 

개똥이 친구의 그림을 찬찬히 살펴 봤는데, 사실적인 묘사가 눈에 띄었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엄마. 가위를 가지고 이것 저것 오리는 재미에 푹 빠진 동생. 안경을 벗어 두고 “5분만을 외치는 아빠. 세상에서 가장 간절한 “5분만이 아닐지. 참 애잔하다.

 

20170619_정군.jpg

- 개똥이 친구의 그림. 5분만... 애잔하다.

 

 

 

강모씨.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26 [직장맘] 매일 아침 달린다 [8] 숲을거닐다 2014-03-05 3744
25 [직장맘] 믿고 맡겨달라 [7] 푸르메 2013-06-25 3599
24 [직장맘] 주말엄마, [5] kcm1087 2014-06-11 3568
23 [직장맘] 어느 직장맘의 기분좋은 저녁에. [4] puumm 2016-03-17 3554
22 [직장맘] [주말엄마]4. 여보 일찍 좀 들어와봐~! [2] kcm1087 2014-07-03 3434
21 [직장맘] 금쪽같은 점심시간 [6] sybelle 2015-10-22 3320
20 [직장맘] [주말엄마]② 칼퇴근 하라고 하세요! [2] kcm1087 2014-06-12 3249
19 [직장맘] 사진이 있는 인터뷰-'미생'영업3팀 김대명 happyhyper 2015-01-19 3210
18 [직장맘] [주말엄마] 3. 드디어 울렸네요. 신문고! imagefile [3] kcm1087 2014-06-17 3191
17 [직장맘] 아침부터 물난리 [10] yahori 2015-03-27 3167
16 [직장맘] "아빠가 한 것이 결코 아니다" imagefile [5] yahori 2015-08-20 2964
15 [직장맘] 기다릴 수 있으니까 엄마 걱정하지 말고 일해... [2] sybelle 2016-10-20 2912
14 [직장맘] 저는 메르스 최전선에 있는 검사요원입니다 image 베이비트리 2015-06-24 2887
13 [직장맘] 아파요~ 다른 아이들은 어떤가요? imagefile [5] yahori 2015-12-15 2801
12 [직장맘] 초등 돌봄교실 [4] sybelle 2017-01-19 2774
11 [직장맘] 메르스 미워요 imagefile yahori 2015-06-02 2693
10 [직장맘] 세번째 육아휴직 imagefile [6] 강모씨 2017-06-09 2540
9 [직장맘] 여름이 가네요 [7] 푸르메 2018-08-30 2309
» [직장맘] 누워 있는 아빠. 5분만... 애잔하다. imagefile [2] 강모씨 2017-06-30 2221
7 [직장맘] 유치원에 다시 간 9세 남아 개똥이 imagefile [6] 강모씨 2018-02-04 2188

인기글

최신댓글

Q.아기기 눈을깜박여요

안녕하세요아기눈으로인해 상담남깁니다20일후면 8개월이 되는 아기입니다점점 나아지겠지 하고 있었는데 8개월인 지금까...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