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제주에 이민 ^^을 온지 반년이 넘어가는 10월
집에서, 제주의 흙길에서 아이와 뛰어다니고, 집에서 뒹굴뒹굴하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이제 다시 일을 해야겠구나 마음이 들어섰습니다.
마침, 출산휴가 가신 분 대체 상담가를 뽑는 자리가 있어,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전에
딱 3개월만 한번 적응기로 해보자하는 마음으로
저는 다시 일터로, 아이는 집근처 어린이집으로 가게됐지요.
그런데.... 요~ 요...직장맘의 한결같은 고민... 어린이집 적응이 문제네요.
제주는 서울과 달리 병설유치원은 오히려 아이들이 미달. 텅텅 비어있어요.
학교마다 작은 유치원이 딸려있는데 기껏해야 8명~15명내외죠.
아마 감귤철이면 새벽일찍 나가서 밤늦게까지 일하는 제주어머님들에겐
일찍 끝나고, 차량운행이 안되는 병설유치원을 보내기가 힘든가봅니다.
일반 직장다니시는 분들도 그렇겠지만, 제주는 특히 차량운행이 안되면
버스도 드문드문오고해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기가 쉽지않아요
택시도 콜택시를 불러야하니깐요 ^^;
어린이집도 서울과 사뭇 다르네요.
다들 60~70명 되는 큰 어린이집들뿐이고,
아마 차량운행하고 마을에 드문드문 있다보니...
대신, 다들 감귤밭, 잔디밭, 수영장이 딸린 별장처럼 생겼지요.
자연환경은 정말 서울과 비교해서 너무 좋답니다.
그래도 어쩔수없는 교율열분위기가 있는지 이곳도 영어, 미술, 체육 특별활동을
안하는 어린이집이 없답니다.
서울처럼 공동육아나 친환경적인 어린이집을 찾기는 어렵구요.
알아보니 제주시에 공동육아 어린이집이 딱 한군데 있으니,
서귀포에 사는 저희로썬 꿈도 못꿀 거리더군요.
고를래야, 고를수도 없는 상황이고
어린이집마다 거의 정원이 차서 집가까운곳이 최고겠거니 하고 보냈더니
거의 한달이 다되가는데도... 울며불며 안가겠다고 아침마다 대성통곡이라
마음이.... 아픕니다.
엄청 터프한 제주 선생님들이 자꾸 서울에서 다니던 어린이집 선생님과 비교도 되구요.
"엄마 좋다고 뛰어오는 애를 잡아서 꼭.. 인사시키는것도 싫고
가방 멘 채로 어린이집차량 태우는것도 싫고..."
말하자니, 너무 유난떠는것 아닌가... 여기 분위기는 다 그런건가 눈치가 보이네요.
이미...깨알같은 불만들은 직접 말하는게 낫지싶어. 그동안 선생님께 말해도 너무 많이 말해서 ^^;
집에서 아이와 있을때는 몰랐던, 제주 생활의 불편함과 문화차이(?)가
이제서야 팍팍 느껴집니다.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어린이집차에 멍하니 앉아있는 아이를 보면
"이렇게 계속 보내야되는건지... 괜히 일을 시작한건 아닌지
그렇다고 언제까지 내가 데리고 있어야되는건지"
천만,백만가지의 고민과 자책이 뒤따릅니다.
에효... 가을 햇볕은 따뜻한데, 가슴은 차가운 바람만 쑹쑹 불어대며
저를 찌르네요.
직장맘들.... 다들 어떻게 이 순간들을 견디시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