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개똥이를 데리고 출근 했습니다.
녀석은 엄마의 책상 주변에 꽁꽁 숨어 있던 젤리와 사탕을 잘도 찾아 내어 폭풍 흡입을 했더랬죠.
회사 사람들도 아이가 왔으니, 뭔가 줘야겠다는 생각에
비상 식량으로 비축해둔 초코렛, 젤리, 캬라멜
등을 아낌 없이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회사 소속도 아닌 처음 보는 어떤 여자분은
"어머, 너 엄마 따라 회사 왔구나"하면서
역시나 녀석에게 젤리를 안겨 주었습니다.
녀석은 물 먹고 싶다, 그림 그릴 종이를 달라,
화장실 가고 싶다, 핫초코 먹고 싶다, 얼음
먹고 싶다 등등
평소 반나절은 꼼짝 않고 앉아 일만 하는 저를
짧은 시간 동안 십 수번 자리에서 일어 나게 했습니다.
점심은 탕수육과 단무지.
(둘이 먹기엔 많아서 짜장면도 없이 오로지 탕수육만 먹었습니다.)
오후 늦게 까지 나름 얌전하게 옆에 있어 준 녀석에 대한 보상으로
사무실 근처 여의도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비가 살짝 내렸지만, 옷에 딸린 모자와 큰 우산을 지붕 삼아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연못 주변을 돌면서 물고기와 오리 구경을 하는데,
3세쯤 보이는 아이가 우리를 쫓아 한참을 따라 왔습니다.
개똥이도 신경이 쓰였는지 “계속 따라와요~” 했죠.
아이는 전화 통화를 끝낸 엄마의 제지가 있을 때까지 계속 따라 왔습니다.
퇴근한 남편과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개똥이는 엄마 회사에서 어른들에게 받은 초코렛 등을 아빠에게 선물 했습니다.
그리고 엄마랑 잘 모르는 어떤 이모가 줬다고도 했습니다.
개똥부 : “그래? 모르는 사람인데 왜 줬을까?”
개똥이 : “그러게요… 내가 잘 생겨서 그런가?”
개똥부 : “그런가????” (하하하하)
개똥이 : “그리고, 아까 공원에 갔을 때도
어떤 애가 자꾸 따라 왔어요!!!”
개똥부 : “그래? 왜 그랬을까?”
개똥이 : “모르겠어요. 내가 잘 생겨서 그런가?”
하하하하.
아무래도 우리 개똥이 왕자병 초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