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졸업사진을 찍는다고 했습니다.
그날 아침도 여느 날과 같이 등원 시간을 정신없이 보내고
회사에서 일을 하고, 퇴근을 하고, 둘러앉아 저녁을 먹었죠.
내 할일만 챙기다 보면 늘 대화가 없기 마련인데 그날도 억지로 대화꺼리를 찾다
올커니... 졸업사진을 생각해 냈습니다.
"졸업사진 잘 찍었어?"
"응. 그런데 힘들었어."
"원래 가만히 있는게 힘든거야."
"oo가 우리 이제 8살 된다고 했어."
".........."
7살까지는 익숙했는데 8살.. 저도 갑자기 생소해지더군요.
놀고 있는 딸아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았습니다.
순간 지난 일들이 영화 필름처럼 스쳐 지나가더군요.
3.2Kg으로 건강하게 태어나 줬던 그 때의 감격.(엄마 딸 아니랄까봐 눈 아래 볼에 생긴 주름도 똑같았지요)
출산 휴가 3개월 뒤 회사 복귀해서 겨우겨우 잠 재우고 밤새 일하던 기억.
불면 날아갈까... 양가 식구들이 귀하게 키워서 돌잔치 열어 주던 날.
만 3살까지 밤중에 3번 깨어 자지러지게 울어서 업고 달래어 재우다 날이 새던 기억.
4살에 처음 어린이집에 들어가 첫 번째 크리스마스 공연으로 가족들을 즐겁게 해주던 일.
동생이 태어나 멍하게 바라보던 아이의 얼굴. 그리고 동생 때문에 매번 양보하고 울던 일들.
한글을 처음 읽을 땐 신세계가 열린양 제가 대학 합격한 날 보다, 운전면허증 합격했던 날 보다 더 기뻤죠. 신기해서요..^^
6살 때 자매가 없는 엄마를 위해 나중에 크면 동생되어 주겠다고 해서 엄마를 흐뭇하게 했던 일.
그리고 7살 가을... 몸도 마음도 훌쩍 커버린 예비 초등생이 되었습니다.
이제 아이에게서 그 시절 그 모습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이더군요...ㅠ.ㅠ
아가야
너는 엄마의 영원한 아가란다. 사랑해~~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우리 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