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언니네 단아랑 우리집 첫째 은수가 아기 은호, 아인이를 돌봐주고 있어요.

[한겨레 토요판/가족] 가족관계 증명서

큰언니! ‘아인이 낳느라 정말 고생 많았지’라는 인사를 건넨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 흘렀네. 아인아, 첫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늦은 나이라 어렵게 임신했고, 임신기간 내내 오히려 살이 많이 빠져 가족들이 얼마나 걱정했는지. 그래도 자연분만으로 낳겠다고 씩씩했던 언니였는데, 오랜 진통 끝에 결국 수술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얼마나 더 속이 상하던지. 하지만 사랑스러운 아인이를 만난 덕분인지 언니가 아주 밝은 목소리로 첫 전화를 받아주어 내 마음이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그 일이 어제 일처럼 선명하네.

언니, 나는 서른다섯살이 되어서야 두 살 터울 은수, 은호를 키우며 죽었다 깨어나도 모를 것 같았던 큰아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아. 봄에 남동생이 태어나 힘든 시기를 이겨낸 은수를 보며 두 살 터울 여동생 두 명을 둔 언니의 어린 모습을 상상해 봤거든. 아빠, 엄마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네가 잘해야지 동생들도 잘하지’라는 말도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 그때는 아빠, 엄마가 많이 바쁘셔서 언니의 마음을 다독여주지 못했을 텐데 지금이라도 어린 시절 언니를 만난다면 내가 어린 언니를 꼭 안고 토닥토닥 위로해주고 싶어.

우리 셋 중에서 가장 늦게 결혼을 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임신이 안 돼서 많이 기다리는 언니를 보며 나도 마음으로 얼마나 언니의 아이를 기다렸는지 몰라. 언니가 우리 은수, 은호에게 해주었듯이, 아니 그보다 더 많이 사랑해주는 막내이모가 되겠다고 다짐했지. 그렇게 기다리던 예쁜 공주 아인이! 얼굴은 형부를 많이 닮았지만 성격은 언니를 더 많이 닮은 것 같아. 나는 아인이가 엄마, 아빠를 반반씩 닮아 참 좋아.

작은언니네 단우, 단아와 우리 은수, 은호랑 달리 아인이는 형제자매 없어서 혹시 외로워하지는 않을까 걱정하지 마. 단우, 단아, 은수, 은호가 막내 아인이를 많이 아끼고 사랑해줄 거야.

그러고 보니 은수는 정말 행복한 아이야. 오빠, 언니, 남동생, 여동생까지 있으니까 말이야. 언니, 우리 앞으로도 부모님 모시고 가족여행, 가족모임 자주 하며 잘 지내자. 늘 언니와 형부가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다시 한번 아인이 낳고 기르느라 수고했고, 축하해. 언니는 분명 지혜롭게 회사일도 잘하고, 다정하고 따뜻한 엄마가 될 거야. 오늘도 내일도 많이 웃으며 어여쁜 아인이랑 멋진 형부랑 알콩달콩 즐겁고 행복하길 바랄게.

문보령


▶ 가족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속 얘기를 사진과 함께 편지(원고지 6장 분량)로 적어 gajok@hani.co.kr로 보내주세요. 채택된 사연에 대해서는 원고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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