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트리 몇 년 드나들며 익힌 익숙한 이름, 난 엄마다 님과 윤영희 님 덕분에 저도 오랜만에 속닥속닥 게시판에 글을 올려봅니다. 요즘 저는 제가 가장 최근에 쓴 글에서도 소개한, 페이스북 내 '엄마 정치' 모임 페이지를 자주 방문하고 있는데요, 오늘 제가 거기 올린 글을 여기다 옮겨봅니다. 윤영희 님의 '숲 체험, 너마저' 글과 약간이나마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아서요.


--

인천 어느 동네 공터에 아이들 놀다 가라고 '생태 놀이터'를 만들었는데, 며칠 전 구청에서 불시에 나와 이 놀이터를 철거해버렸답니다. 요즘같이 아이들이 놀 시간도, 공간도, 친구도 없어 학원으로 맴맴 도는 때에, 이렇게 동네 아이들이 무시로 나와 어울려 놀 수 있는 만만한 놀이터, 얼마나 소중한가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나무 판자 등으로 엮어 오르고 내릴 수 있는 틀을 만들고, 나무 둥치로 징검다리를 만드는 등 사소하고 보잘것 없어 보이는 것들로도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도록 해 두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18010114_1469740703067121_2651442528162908568_n.jpg?oh=8271788c2de21a16fbb59c5e4dfee485&oe=59794479

(사진 출처: 페이스북, WoonGi Min 님의 포스팅)

17990689_475699856094539_5454043135043345659_n.jpg?oh=a0de94cdfb0d6cbe50cb15e12a9ecb31&oe=5989C870

(사진 출처: 페이스북, 편해문 님의 포스팅)


저는 요즘 보육교사 자격증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여기는 한국에 비해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공간도, 시간도 훨씬 많지만 저렇게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 광경은 또 보기 힘들어요. 어딜 가나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 둔 플라스틱 재질의 놀이터가 동네 곳곳 있지만, 미국 문화라는 게 워낙 개인주의적이어서 그런지 모두 자기 집 뒷뜰에 따로 놀이터를 만들어 친한 친구들이나 초대해서 노는 정도지 저렇게 열린 공간에서 자연스레 섞여 노는 경우를 보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바깥에 나가 놀기 좋아하는 저희 아이 데리고 놀이터에 나가봐야 친구 찾기가 쉽지 않아요. 자전거 타고, 버스 타고 좀 멀리, 큰 공원 놀이터까지 나가야 오며가며 들르는 다른 아이들을 만날 수 있구요. 그래서 여기서도 저렇게, 공터에 각종 재활용 자재들을 이용해 열린 놀이 시설을 일시적으로나마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놀이터'라는 공간에 대해 새로이 인식하도록 하는 움직임이 소소하게나마 있고, 저 역시 그런 움직임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배다리 마을 생태놀이터' 철거 문제가 참 답답하게 다가오네요. 


게다가 이 놀이터엔 동네 길고양이들을 위해 만들어둔 공간도 있었는데, 구청에서 그것들도 다 철거해버렸다는군요. 아이들, 고양이들, 새들을 위한 공간, 생명을 위해 만들어 둔 공간들을 지켜내는 것도 모두 엄마의 몫이어야만 하는 걸까요? '엄마의 마음' '모성애'를 그렇게도 강조하고 신성시하면서, 왜 모두가 그 엄마의 마음으로 다른 존재를 보살피고 서로를 존중하며 살지는 못하는 걸까요?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서이슬
'활동가-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막연했던 그 꿈에 한발 더 가까워진 것은 운명처럼 태어난 나의 아이 덕분이다. 아이와 함께 태어난 희소질환 클리펠-트리나니 증후군(Klippel-Trenaunay Syndrome)의 약자 KT(케이티)를 필명으로 삼아 <이상한 나라의 케이티> 라는 제목의 연재글을 썼다. 새로운 연재 <아이와 함께 차린 글 밥상>은 아이책, 어른책을 번갈아 읽으며 아이와 우리 가족을 둘러싼 세계를 들여다보는 작업이다. 내 아이 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함께 잘 키워내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되는 글과 삶을 꾸려내고 싶다.
이메일 : alyseul@gmail.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alyson0215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31720398/403/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1235 [자유글] 드디어 도착했어요 ㅠㅠ imagefile [5] guk8415 2012-03-27 10514
1234 [자유글] 이유식을 먹지 않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imagefile frau1004 2011-07-03 10350
1233 [자유글] 한의사와 함께하는 ‘건강한 임신·행복한 출산’ 강좌 imagefile babytree 2010-11-10 10348
1232 [자유글] [70점 엄마의 쌍둥이 육아] 쌍둥이 남매, 참을수 없는 경쟁의 무거움 imagefile [6] 까칠한 워킹맘 2013-05-14 10341
1231 [자유글] 서천석 선생님 학습에 관한 트윗 연재 imagefile [3] sano2 2012-02-17 10335
1230 [자유글] 다섯 살 꼬마 이야기꾼 imagefile [7] blue029 2012-07-03 10290
1229 [자유글] 7살 미만에 아동수당 지급 김, 유보적…유·심, 적극적 imagefile babytree 2010-05-26 10281
1228 [자유글] 눈의 나라가 된 도쿄 imagefile [4] 윤영희 2014-02-09 10277
1227 [자유글] '아이와 나를 살리는 시간, 15분' 서천석 박사님의 강의 movie [1] smnet97 2011-10-18 10188
1226 [자유글] 한겨레에서 본 <TV 보는 여자> imagefile [1] anna8078 2011-10-12 10149
1225 [자유글] 당신은 몇 점짜리 부모? 육아 상식 체크해 보세요. imagefile 김미영 2010-05-24 10145
1224 [자유글] 임신출산교실"건강한 가족, 행복한 출산" imagefile hlucia 2010-06-23 10102
1223 [자유글] 늦은 나이에~~~~ jwoo0513 2011-06-09 10049
1222 [자유글] 구조 작업 최고 책임자가 누구인지 [4] 난엄마다 2014-04-20 9972
1221 [자유글] 서른살에 꿈꾸다 image akohanna 2011-05-26 9931
1220 [자유글] ‘아이챌린지’, ‘아이! 깨끗해’와 함께 건강한 손씻기 캠페인 babytree 2010-07-14 9925
1219 [자유글] [한겨레프리즘] 이러고도, 아이 낳으라고요? imagefile 김미영 2010-09-15 9910
1218 [자유글] 유치원생에 쇠창살 체험…‘황당 경찰’ imagefile babytree 2011-09-22 9887
1217 [자유글] [게릴라 점심 수다] 푸르메, 난엄마다, 빈진향님을 만났어요~ image [16] 양선아 2014-06-27 9883
1216 [자유글] 입맛 잃은 아이, 아빠가 반찬 imagefile akohanna 2010-06-10 97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