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졸업다례식'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저희 큰 애가 다니는 유치원은 매달 '예절 교육'을 해요. 예절 교육 하는 날은 한복을 입고 가는데요. 인사드리는 법, 전통 놀이, 전통 노래 등을 배우지요. 졸업반이 되면 일 년 동안 다례를 배워 졸업 즈음에 부모님을 모시고 차를 대접하는 시간을 가진답니다.
얼마전에 졸업다례식을 다녀왔어요. 결혼식때 입었던 한복을 어색하게 입고서 집을 나설때만 해도 한복을 입는 설레임이 다였어요. 그런데 아이가 그동안 연습한대로 차를 차분하게 우려내는 모습은 감동이었어요. 황차..를 마셨는데요. 한 모금 한 모금을 정말 집중해서 마시게 되더라구요. 앞으로도 이 순간의 평화로움과 경이로움 감사함을 잊지 말자는 생각을 하면서요. 아이에게 칭찬과 덕담을 하고, 아이가 미리 적어둔 편지를 읽었지요. "잘때 시끄럽지 않게 막내를 돌봐주셔서 고맙습니다" 라는 생각지도 못한 편지 내용에 웃음이 났구요.ㅋㅋ 선생님의 덕담이 너무 애틋해서 너도나도 눈물을 흘리고 말았어요. 진정 선생님들께서 우리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워주셨습니다.
어쩌다 지금의 유치원을 다니게 되었는데, 평소에도 만족감이 컸지만 이 졸업다례식은 우리에게 선물이 되었네요. 아이가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더 잘 자라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 순간을 잘 저장해놓고 힘들고 외로워지면 꺼내 볼겁니다. 힘이 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