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세상] 유행성 눈병 예방요령
소아환자 급증…한달새 8% 늘어
충혈·통증·눈곱에 설사 증세까지
기온이 높아지면서 요즘 아이들을 중심으로 눈병이 다시 유행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최근 발표를 보면 5월 중순부터 눈병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주로 아데노바이러스나 콕사키바이러스 등이 원인인 이 눈병은 여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나 초여름부터 유행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대부분 낫지만, 드물게 2차 세균 감염이 나타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철저한 손 씻기가 최우선이다.
■ 20살 미만 환자가 많아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전국 80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안과 전염병 표본감시체계를 통해 집계된 유행성 눈병(유행성 각결막염)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중순 환자 수가 이전 4주보다 8%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아폴로 눈병으로 알려져 있는 급성출혈성 결막염도 같은 기간 7.3% 정도 증가했다. 눈병 환자들을 나이대별로 보면 전체의 30~36%가 19살 미만이었다. 학교나 유치원 등에서 단체 생활을 하면서 감염될 기회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유행성 각결막염의 경우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울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제주 등 12개 시도에서 증가 양상을 보였고, 급성출혈성 결막염은 서울, 광주, 대전, 울산, 경기 등 5개 지역에서 증가율이 높았다.
■ 4~14일 정도 전염력 있어 유행성 눈병인 유행성 각결막염은 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어느 계절에나 발생하나 환자가 몰리는 철은 여름이다.
대개 두 눈이 모두 감염돼, 눈이 충혈되거나 통증이 느껴지고, 혹은 눈물이 많아지거나 눈부심이 심해질 수 있다. 아울러 눈이 가렵거나 눈곱이 심하게 끼게 된다. 아이들은 이런 증상 이외에도 감기 증상과 비슷한 두통, 오한, 인후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이 눈병의 원인인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치료법은 없다. 하지만 의사의 처방에 따라 염증을 억제하기 위한 안약이나 세균 감염 예방을 위해 항균제 안약을 쓸 수 있다. 문제는 이 눈병은 증상이 생긴 뒤 2주 정도는 전염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수건 등을 따로 쓰면서 다른 이들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증상이 생긴 뒤 4일 정도까지 전염력이 있는 급성출혈성 결막염에 걸리면 눈에서 갑작스럽게 이물감이나 통증이 느껴지고, 눈부심이나 과다한 눈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눈꺼풀이 붓거나 노란 눈곱이 끼면서 달라붙어 자고 난 뒤에 눈을 뜨기 어려운 증상도 생길 수 있다.
이때는 눈을 비비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주의를 줘야 하는데, 눈을 비비면 부기가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눈병도 치료 등 대처법은 유행성 눈병과 거의 같다.
■ 손 통해 감염되기 쉬워 지난해 신종 인플루엔자의 유행으로 손 씻는 습관이 확산되면서 유행성 눈병을 비롯해 여러 감염병이 줄어든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그 경각심이 다시 많이 떨어졌다. 유행성 눈병 역시 바이러스가 손을 통해 전파되므로 무엇보다도 철저한 손 씻기가 감염 예방의 첫걸음이다. 흐르는 물에서 비누를 이용해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또 손으로 얼굴, 특히 눈 주위를 만지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 감염됐다면 약 2주 동안은 다른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전파시키지 않도록 수건, 개인 소지품은 다른 사람과 같이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놀이방, 유치원 등도 가능하면 쉬는 것이 좋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