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디어 춥고 덥고 춥고 덥고를 반복하던 날씨가 안정을 찾은 듯한 요 며칠입니다.
지난 봄방학때 토토로네 딸들과 정원에서 피크닉(!), 단지 돗자리 깔고 밥 먹은 후,
토토로네 딸들의 정원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단독주택에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먼저 미국으로 건너간 토토로네 아빠가 미국집을 알아보면서
본인의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
첫째, 마당에서 바베큐를 해 먹는다.
둘째, 본인의 방을 갖는다.(다락망이 있다면 그 곳에 만화책을 잔뜩 쌓아놓고 읽는다..)
셋째, 아이들이 정원에서 자유롭게 뛰어논다.
를 실현하고자 저를 설득하고 설득한 끝에 단독주택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단, 저는 정원관리는 도저히 자신없다며
관리사에게 맡긴다는 전제 하에 이사에 동의를 했더랬습니다.
9월에 이사를 왔는데, 여기 미국 남부는 40도를 웃도는 날씨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외출이 제한되었고
정원에는 온갖 모기며 불개미 날파리 도마뱀들이 득실거리는 위험구역으로 분류되어
아이들에게 접근금지령을 내렸지요.
한번은 정말 토토로네 둘째 딸이 발등을 불개미에게 물려 혼쭐이 난 적이 있었거든요.
게다가 모기에 취약한 저는 나가기전 스프레이를 항시 뿌리고 나가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정원사만이 일주일에 한번 찾아와서
알아서 잔디를 깍아주고, 나뭇가지도 정리해주고, 거름도 주는
심지어 자동 분무기가 시간이 되면 켜져서 물을 뿌려주는
정말 무용지물, 수도세만 먹는 애물단지, 무늬만 정원이었지요.
정원에 관심을 가지게 된것은
작년 가을 쯤 토토로네 아빠가 첫번째 로망이었던
'마당에서 바베큐하기'프로젝트가 시작된 후입니다.
회사 상사가 귀국하면서 주고 간 바베큐 구이 통을 시작으로
접이식 의자와 탁자 구입, 숯불 구입...
몇 차례 바베큐 파티를 했는데요,
숯불 연기에 눈도 맵고,
고기는 금방 구워지지만 타기도 해서 건강상 별로 좋지 않은 듯하고,
바로 뒷문으로 온갖 그릇이며 식기도구를 나르는 것.
생각보다 매우매우 귀찮은 일이더라구요.
찬바람이 불면서 토토로네 바베큐 가게는 문을 닫았습니다.^^
따스한 봄이 내려온 2014년.
토토로네 미국집 정원이 딸들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토토로네 첫째 딸은 꽃을 참 좋아합니다.
지금 정원에서 한창 꽃봉우리를 터트리고 있는 꽃들을
관찰하고, 그리는 것에 열광중입니다.
토토로네 둘째 딸은 식물을 참 좋아합니다.
지난주 정원의 빈 공간에 무, 토마토, 딸기씨를 함께 심었습니다.
꿈도 야무집니다.
"엄마! 무 자라면 너무 커서 혼자 뽑기 힘드니까 영차영차 같이 당겨줘!"
"어....그래..." --;;
꽃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토토로네 첫째 딸과 채소 가꾸기에 신이 난 둘째 딸
한번은 미국 교회에서 '엄마들의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매주 한가지 주제로 진행되는 모임인데요,
그날 마침 주제가 '정원 꾸미기'였습니다.
정원과 관련된 용품을 판매하는 매장의 직원이 직접 와서
채소를 심는 방법, 꽃을 가꾸는 방법, 정원(테라스,patio)꾸미는 법에 대해
여러가지 사진 자료와 함께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주변 미국 엄마들은 굉장한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저는 들어보지도 못한 어떤 꽃, 어떤 꽃이 이 시기에 좋으냐~
물은 언제 주는 것이 좋으냐~
파라솔과 정원 가구들은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으냐~
많은 질문들이 오고 가더라구요.
그때, 나누어준 사진 속에서
저는 동화속에 나올 듯한 정말 정원같은 정원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그림의 떡이더라구요.
저렇게 꾸미기에는 자금의 압박이...
꽃과 나무와 야외 식탁 등이 어우러져 가든파티가 가능하게 아름답게 꾸며진 미국 정원들
화려하게 꾸미는 대신 토토로네 정원에서 하고 싶은 것 열거 들어갑니다!
밥먹기
누워서 하늘보기
새소리 들어보기
달, 별보기
책보기
노래하기
쎄쎄쎄하기
나뭇잎 수수께끼
나비잡기
무당벌레 찾기
가위바위보해서 이긴 사람 간식먹기
불꽃놀이하기
보물찾기
타임캡슐 묻기(이 집을 떠날 때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 것)
더운 여름이 오기 전까지
토토로네 엄마는 잔디밭에 부지런히 돗자리를 깔아보겠습니다.
딸들아~ 피크닉 가자!!!
돗자리만 깔아주니 천국이 따로 없다는 토토로네 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