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세를 아이를 위한 마음육아, 이승욱님의 천일의 눈맞춤을 읽으며 '나는 어떤 양육자인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남편이 내게 아이들에게 짜증을 자주 내는 것 같다면서, '원래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가?'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며, 육아 스트레스가 심한 것은 아닌지 잘 살펴보자는 이야기를 해서 많이 당황했던 적이 있어요.
체력이 떨어지면 짜증이 올라오고, 나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적절히 반응해주지 못하고, 짜증스럽게 반응했었나 봅니다.
육아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지 못하고, 내 몸과 감정을 잘 보살피지 못하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되어 부끄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억울하기까지 했었죠.
아, 나름 잘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좌절까지는 아니었지만 충격을 좀 받았습니다.
남편의 지적이 반갑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곰곰히 혼자 생각해보고 난 후에는 꼭 필요한 이야기였기에 내게 말했다는 말에 수긍이 가게 되었어요. <천 일의 눈맞춤>을 읽으면서 나의 양육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친정엄마와 나의 관계도 다시 살펴보며, 짜증이 대물림이 되지 않도록 내 자신을 잘 살펴봐야겠다 싶었어요.
육아는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지속적이고 강력한 스트레스 환경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감사하고 즐거운 일임과 동시에 한 생명의 성장을 책임져야 한다는 막중한 부담감이 어깨를 짓누르는 일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자신의 방어기제가 작동하기 쉽다.(p64)
아기는 자신도 감당하지 못할 욕구를 느끼고 충동적으로 표현하며 그것을 제어할 능력도 의사도 없다. 그런 아이를 보며 부모는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워하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럴 때 잠깐 숨을 고르고, 이렇게 마음을 진정시켜 보자.
"난 아이가 충분히 만족할 만큼 바로바로 반응하고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엄마는 못 되는 것 같아. 하지만 적어도 아이가 홀로 남겨졌다는 두려움이나 공포는 느끼지 않도록 할 거야. 당장은 힘들지만 이 과정을 아이와 함께 나누고 견뎌낼 거야." 라고 말이다. 피하지 말고 우는 아이의 얼굴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몸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고, 아이가 울 때와 울음을 그쳤을 때의 차이가 무엇인지 등을 아이의 입장에서 느껴보자.(p67~68)
아이가 이미 젖을 떼버렸고, 일정 시기를 지나버려 그때로 돌아가지 못한다 할지라도, 아이의 내면에 신뢰감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다시 가질 수 있다. 원칙은 매우 간단하다....바로 일관성, 그리고 예측 가능성이다....(중략) 적어도 백일 이사 시행해서 아이에게 그 원칙이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수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p89)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심리치료를 받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설사 자각했다 하더라도 근거 없는 죄책감이나 자아비판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내지 못한다.(p131)
우리는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으로 사람을 대하기 쉽다. 학습한 대로 재현하는 것이다. 인간이 부모에게서 받은 감정은 세대를 거쳐 재생-반복-전수된다. 자신이 주로 좋은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해왔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자신의 부정적인 경험이 내 아이에게까지 반복되고 있다면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 악순환을 끊는 첫걸음은 자기가 한 행동을 자각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하루 동안 내가 아이를 어떠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는지 떠올려보자. 얼마나 자주 따뚯하게, 또는 얼마나 여러 번 짜증스럽게 쳐다보았는지 말이다. (p146)
아이와 교감하며 좋은 자극을 주고 싶다면 책을 읽어주지 말고 '들려'주는 것이 좋다. 엄마가 책의 이야기를 대략 외우거나 이해한 뒤 아이의 눈을 마주 보며 표정과 손짓을 동원해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이의 발달에 훨씬 더 긍정적이다. 또한 아이가 엄마의 이야기 중간에 개입한다면 환영해야 한다...(p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