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가장 큰 이벤트는 우리 둘째아들이 선물처럼 온 것이다. 회사에서 근무하고 수다떨다가 갑자기 찾아온 진통에 아들을 만나게 됐다.
혼자였던 생활에서 동생의 등장으로 생활의 변화를 갖게된 첫째가 항상 걱정이 되었었지만 우려와는 달리 첫째는 동생과 함께하는 것을 기꺼이 받아주었다.
첫째육아의 경험을 무기로 자신만만 했지만 둘째는 또 다른 병기처럼 나에게 숙제를 주곤 했다. 이런저런 일들로 심신이 지친 어느 날 오후. 첫째가 나에게 뜬금없이 말했다.
"엄마, 동생 낳아줘서 고맙습니다."
다 쓴 기저기들로 가득찬 쓰레기 봉투를 묶어보려고 아둥바둥거리다가 아들의 말한마디에 주저 앉고 말았다.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둘째아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나를 찾아와 준것 만으로도 감사했는데 이런 말을 듣게되다니..앞으로 둘이서 아웅다웅 거릴 날도 많겠지만 난 이날을 꼭 기억하려한다.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기운이 솟구친다.
이제 육아휴직이 끝나고 회사로 복귀를 해야한다. 이런 아이들 덕택에 난 더 당찬 워킹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랑한다. 우리 아들들.. 그리고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