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잘 지내고 있나요?
오늘은 책 <놀이의 과학>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puumm님의 말씀처럼 저 또한 쉽지 않았습니다. 서론, 본론, 결론이 있는 책을 너무도 오랜만에 만난 터라, 살짝 긴장도 되고 해서 주르륵, 싹싹촤악~ 책장을 넘겨보았습니다. 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당연 놀이터 사진이었죠. 그곳에서 놀이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함께요. 그냥 봐도 우리 동네에 있는 놀이터와 확연히 다름을 느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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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할 만큼 휑한 곳도 있고, 그냥 모래와 돌을 가져다 놓고 오가는 아이들이 남겨둔 장난감이 다른 아이를 기다리는 곳도 있고, 목공소같이 톱, 망치, 못이 있어 아이들이 직접 시소를 만들 수도 있는 곳도 있었어요. 흙 위에 넓게 펼쳐진 높고 낮은 해먹 놀이터도 있고, 장대에 빨간색, 파란색 색깔을 입혀 격자형으로 배열한 학교 운동장도 있었습니다.
사진을 통해 다양한 놀이터 모습을 접한 것만으로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느낄 수 있었어요. (저만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요~~) 우리 아이들이 어제도 갔고, 오늘도 가고, 내일도 갈 놀이터가 이런 곳이라면 하는 부러움과 그런 곳에선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이 또한 다양성의 하나로 존중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는 <놀이의 과학>이란 제목보다 <아이들이 좋아 죽는 놀이터 만들기>라는 부제가 더 와 닿았습니다. 특히, “영혼이 부러지느니 차라리 다리가 부러지는 게 낫습니다. 다리는 언제든 고칠 수 있지만 영혼은 그렇지 못하니까요.” 라는 영국의 놀이터 개혁을 이끌었던 앨런 남작 부인의 말이(49쪽) 마음에 많이 남았어요.
7개의 이야기 중에서 ‘제2장 위험과 독립’에 관심이 많이 생겼는데요. “과잉보호 속에서 늘 불안해하는 아이들은 불안의 정도가 갈수록 심해질 수도 있다. 두려움과 마주해 이를 통제할 기회를 가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68쪽)를 읽으면서는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위험을 겪으며 성장할 기회를 빼앗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놀이터’를 ‘세상’이란 단어로 치환해서 생각해보았어요. 세상을 살다 보면 항상 위험이 있기 마련이고, 때론 위험을 통해 짜릿한 즐거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잖아요. 또 “아이들은 자신이 위험을 어느 정도까지 견딜 수 있는지 저울질하면서 도전의 수위를 결정한다.”(95쪽)고 하는데, ‘안전’이란 이름으로 회복 가능한 위험에 노출되고 여기서 배우는 즐거움을 차단한 것 같아 슬쩍 찔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좀 더 느슨한 아빠가 되기로 했습니다. 무관심은 아니고요. 너무 밀착해서 간섭하기보다 뒤에서 기다려 주기로요. 동네 놀이터가 갑자기 모험놀이터로 바뀌진 않을 테지만, 관심을 두고 놀이터의 변화를 응원하는 마음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