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받고 들춰 보다 동네 독서 모임 멤버가
떠올랐다.
4세, 6세 남아 2명을 키우며 가끔은 침대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홀로 숨죽여 울기도 한다는.
1주일이면 늦어도 2주일이면
읽겠거니 하고 먼저 읽으라 빌려 줬는데, 돌려 받기까지 1개월은
걸린 듯.
(지금 후기가 늦어진 사연에 대한 변명을 하고 있는 겁니다.)
책을 돌려 받으며
감상을 물으니 정말 좋았고, 많은 위안을 받았노라고.
그리고 김형경의 '천 개의 공감'이 사례 중심이라 좋았는데, 이 책도 그렇다고.
이 책에는 아이를
낳고 기르며 겪게 되는 자신의 감정과
다양한 관계
속에서 겪게 되는 감정이나 갈등에 대한 풍부한 사례가 있다.
각각의 사례에
대한 객관적이면서도 따뜻한 조언이 저자의 경험까지 곁들어져 더욱 실감이 난다.
사례의 내용은
다르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데,
바로 상대방의
감정을 지레짐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미루어 짐작하지 말고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말해보길 권한다.
관계가 더 악화되기
전에 곪기 전에 가볍게 농담처럼 대신에 뼈 있는 농담으로.
이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조언일 듯 하다.
상대방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해 왜 그럴까? 나를 우습게 보나? 내가 만만한가? 이 사람 의도가 뭐지? 혼자 끙끙 앓고 고민하지 말라는 것. 상대에게 직접 말해보면 그 상황은 전혀 다르게 전개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의 예상 보다 훨씬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다. 더러는 말하는데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
읽으면서 조금
의아했던 것은 남편에게 가사나 육아 분담 내지는 동참을 요구하는 것을 어려워 하거나 요구한 적이 없다는 사례들이다.
아무리 전업주부라고
해도 혼자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을 터, 혼자 끌어 안고 버거워 하거나 무심한 남편에게 서운한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남자들 중 집안
일을 알아서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가사 분담은 그렇다 쳐도, 육아 부분은 남편에게도 아빠의 역할을
할 기회를 주어야 하는데 그것도 어려워 하다니.
정말 안타까웠다.
물론 저자는
당당하게 요구하라고 조언했다.
거의 끝자락에
모유 수유 후 빈약해진 가슴에 자신감도 떨어진다는 사례에는 폭풍 공감했다.
맞어 맞어. 나도 그랬었지. 여자들이 왜 가슴성형을 하는지 이해가 되면서 나도
할까??? 생각도 했었으니...
후훗. 그런데 어떻게 극복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냥 그때 잠깐이었는지
저자의 조언대로 조금 복구가 되었는지.
그때는 크게 느껴졌던 것들이 어느 순간 내가 그런 고민을 했었던가 싶을 정도로
별 것 아닌 것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지금 어떤 문제가 크게 느껴진다면 한발 떨어져 정말 그런지 찬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다. 그래도 당장은 나의 문제를 같이 공감해주는 아군이 있다면 인생이 참 든든할 것 같다.
강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