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좀 특이하게 읽었다. <베이비트리 책읽는부모 9기> 마지막 책으로 받은 직후 어떤
책인가? 가볍게 들춰 봤다가 끝까지 다 읽고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
가볍게 들춰 본 부분이
‘실수에 대해 “왜?”라고
묻지 마라’ 였는데 나는 아이의 실수에 대해 거의 반사적으로 “어우~ 왜 그랬어?” 해 왔기 때문이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실수를 한 것이 아닌데, “왜?”라고
묻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나쁜 아이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죄 없는 며느리로 만들지 마라는
대목은 더욱 와 닿았다.
때려서 가르치면 작은 폭력은 더 큰 폭력 앞에서 좌절된다고 배운다.
아이 주변에 폭력이 앞서는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의 공통점은 고집이 너무 세서 그 고집을 꺾으려 최후의 수단으로 부모가 매를
든다는 것이다. 아이 고집이 너무 세서 어쩔 수 없이 매를 들 수 밖에 없다는 부모의 하소연을 들으며
안타깝기도 하고 내 아이는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하기도 했는데, 매를 맞은 아이는 ‘때려도 된다’는 개념에 더해서 ‘힘이
세져서 더 세게 때려야 이긴다’는 개념을 만들어 입력하게 된다니 더욱 안타깝다.
내가 대우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우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기본.
아이가 누구와 어디서든
공정한 게임을 하고, 공정하지 않을 때에는 “싫어, 안돼!”라고 말할 수 있도록 개념을 갖게 해 주라는. 그러기 위해서는 집 안에서부터 가르쳐서 몸에 배게 해야 하고, 내가
대우받은 대로 남에게 대우하고, 내가 대우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우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기본이며 그런
공정한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고 키우는 것이 부모의 할 일이라는 저자의 말에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아이에 대한 결정권자는 무조건 ‘우리
엄마’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내가 실수한 부분 중 하나였다. 아이가 친구네 집에 놀러 가도 되냐고 묻는데 나의 결정에 앞서 아이 친구 엄마의 의견을 더 배려하였던 것. 이것은 아이 친구 엄마에게 권위를 양도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저자의 충고에 아차! 싶었다. 아이가 친구 집에 놀러 가는 것은 나 보다는 아이 친구
엄마의 의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 했는데, 하마터면 나도 모르게 엄마로서의 권한을 스스로 포기할 뻔
했다.
‘개념’은 무의식적인 행동까지 좌우한다.
책 끝자락 명문대 장학생에
촉망 받는 수영선수가 과음 후 성폭행으로 인생이 망가진 사례가 나오는데, ‘술’이 문제가 아니라 ‘개념’의
문제라는 대목에 완전 공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주로 인해 벌어진 범죄에 대해 술 때문이었다며 선처를
호소하고 관대하게 처분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본 ‘개념’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한다면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아이에게 제대로 된 ‘개념’을 만들어 줘야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니 정말 중요한 소임을
맡은 것이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
이 책을 읽은 후 가장 주의하는 부분은 아이의 실수에 대해 “왜?”냐고 묻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반사적으로 튀어 나왔던 그 말을 삼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진작 알았더라면’이라고 후회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 이미 한 일을 지우고 다시 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저자의 마지막 말에 힘을 내어 지금부터라도 부단히 노력하려 한다